‘인크레더블 헐크(Incredible Hulk)’ 같은 근육맨이 되기 위해 알통에 오일과 알코올 같은 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여해 오다 자칫 두 팔을 잘라낼 뻔한 브라질 남성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몸짱 열풍을 타고 우리나라 젊은층 사이에도 특정 약물이나 단백질보충제의 과잉 섭취를 통해 무분별한 근육 키우기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부작용 사례가 공개돼 경각심을 던져주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전 보디가드인 로마리오 도스 산토스 알베스(25)는 팔에 아로마 오일과 알코올을 섞은 이른바 ‘칵테일 약물’을 지속적으로 주사해 왔다.
칵테일 약물은 ‘신톨(synthol)’이라 불리는 액체의 합성 화학 물질이다. 근육 안에 이 액체를 채움으로써 짧은 시간에 근육 부피를 키운다. 다시 말해 이렇게 만들어진 울퉁불퉁한 근육들은 핏덩이와 신톨이 응고돼 뭉쳐진 것으로 보면 된다.
알베스는 “체육관을 다니면서 거대한 근육을 가진 ‘빅 가이들’을 봤고, 그들과 친해지며 신톨을 소개받았다”면서 “그 효과에 흥분됐고 컨트롤을 잃었다”며 약물에 중독성이 있음을 털어놨다.
약물 주입 효과로 그의 알통(이두박근)은 25인치(63.5cm)나 튀어 나왔으며 근육은 돌덩어리처럼 단단해졌다. 하지만 양팔에 부풀어 오른 이두박근은 누가 보기에도 기형적인 모습이다.
위험한 근육 키우기의 대가는 혹독했다. 그는 현재 심각한 건강 문제에 직면해 있다.
알베스는 “필러가 끊임없이 고통을 일으켰고 신톨의 중독성 때문에 신장(콩팥)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의사는 “신톨을 계속 주입하면 그에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팔을 잘라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 심각한 것은 가족과의 관계였다. 12살 딸을 두고 있는 알베스는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근육이 아이를 무섭게 하고 있다. 아이는 나를 ‘짐승’ ‘괴물’로 부른다”며 참담함을 토로했다. 임신 6개월의 아내와도 관계가 악화됐다.
알베스는 “멋진 보디빌더가 되는 게 꿈이긴 하지만 지금은 부풀어 오른 근육이 무서워졌다”며 후회했다.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그는 한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까지 했다고 한다.
다행히 의료진의 도움으로 알베스는 현재 양 팔을 잘라내기 보단 돌덩이처럼 딱딱해진 신톨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치료받고 있다.
한편 ‘몸짱’이 되려고 열심히 먹은 단백질보충제도 과잉 섭취하면 간과 신장엔 독(毒)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음식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면서 추가로 단백질보충제를 먹는 것은 득(得)보다 실(失)이 더 크다는 것. 간과 신장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근육을 키우는 목적 하나를 위해 젊은 사람들이 단백질보충제를 먹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몸 속에 단백질이 너무 많으면 쓰고 남은 것을 분해하기 위해 간이 무리하고,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독소를 처리하면서 신장이 부담을 받는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인크레더블 헐크’ 되려다 두 팔 잃을 뻔…한 근육맨의 후회
입력 2015-05-05 00:10 수정 2015-05-05 1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