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함마드 풍자 만평 경연대회서 총격 사건… 용의자 2명 사살

입력 2015-05-04 22:25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주제로 한 미국의 만화 경연대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 2명이 사살되고 경찰관 1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연대회 주최자가 미국 내 대표적인 반이슬람 단체여서 이들에 테러를 가하기 위해 벌어진 사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3일 오후 7시쯤 2명의 남성이 차를 타고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위성도시인 갈랜드의 커티스 컬월 센터 주차장으로 돌진하면서 보안 요원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경찰이 곧바로 대응 사격에 나서 총격전 끝에 이들을 모두 사살했다. 현장에서 숨진 용의자들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경관 1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당시 행사는 거의 종료돼 가던 중이었으며 건물 안에는 70여명의 관계자들이 있었다.

이번 대회는 뉴욕에 본부를 둔 ‘미국자유수호단’(AFDI)이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기 위해 개최했다. 이슬람권에서는 금기시하는 무함마드를 묘사한 만화와 그림 350점 중 최고 작품을 선정해 상금 1만 달러(1100만원)를 지급할 예정이었다. AFDI는 이슬람 비판 광고 게재, 월드트레이드센터 인근 이슬람센터 건립 반대운동 등을 펼쳐왔다.

파멜라 겔러 AFDI 대표는 “무함마드를 그렸다는 이유로 자행되는 폭력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고 행사를 개최했다”면서 “이날 총격 사건은 우리의 행사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행사에는 네덜란드 극우정당인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스 당수도 참석해 “무함마드는 칼로 사람들을 위협하고 전쟁을 벌였고, 우리는 무함마드와 그의 추종자들을 향해 펜으로 싸우는 것”이라고 연설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무실에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총격을 가해 12명이 숨지고, 한달 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도 무함마드 풍자 예술가와 유대인 등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했었다.

미 경찰은 이번 사건의 테러 연관성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