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더딘 통관 절차에 막혀 세계에서 답지한 구호물자가 공항과 국경에 쌓여만 가고 있다. 구호물자를 전달받지 못한 이재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제이미 맥골드릭 유엔 네팔 상주조정관은 “세계 각지에서 밀려드는 구호품이 카트만두 공항에 묶여 있다”며 “구호품을 처리하려면 정부가 관세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을 대부분이 무너진 신두팔초크 주민들은 “외국에서 구호품이 많이 온다고 하는데 정부 지원이 왜 이렇게 느린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신두팔초크의 한 보건관계자는 “이 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던 구호 물품이 비공식적인 물품이라는 이유로 차단당했다”며 “당국자들은 자신들이 고통을 겪는 게 아니기 때문에 관심도 갖지 않는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현지 언론들은 인도 국경에도 수백t의 구호품들이 적체돼 있다고 보도했다. 세관 직원은 “세금 부과 없이 구호품을 통과시켜도 된다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네팔 정부 관계자는 “어떤 것도 돌려보내지 않았고 구호품에 세금을 부과하지도 않았다”며 “그런 비난은 완전히 무책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가운데 전염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네팔 보건당국은 일부 지진피해 지역에서 설사병이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니세프도 “곧 우기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콜레라나 설사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고, 산사태와 홍수의 위협에도 취약해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네팔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한 4.6%보다 크게 낮은 3.0%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네팔 내무부는 대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이날 현재 최소 7040명으로 확인됐고, 부상자는 1만40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중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는 6500명 이상이다.
네팔 당국은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추가 생존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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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진] 구호물품 쌓이는데 통관 더뎌 발 동동, 사망자 7000명 넘어서
입력 2015-05-03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