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지분율 배분 협상 관련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2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 차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보다가 뒤늦게 가입 의사를 밝혀 지분율에서 손해를 보게 됐다는 일각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최 부총리는 “전략을 잘못 세워 망한 것처럼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사실무근”이라면서 “중국 재무장관과 여러 차례 만났고 미국 재무장관은 물론 호주 재무장관과도 물밑 조율을 여러 차례 했다. ‘이 타이밍이다’하는 시점에 발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지분율이 3.5%라는 추정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정확한 비율은 말하지 못하지만 대강 그 언저리가 될 것”이라면서 “(지분율) 순서가 중요한데 순서가 바뀔 수 있는 측면이 있어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IIB의 지분율 최종 확정은 이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국내 경제 추가 부양책을 펼지 여부는 상반기 경기 흐름을 지켜본 뒤 6월 말 하반기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현재 확장적 기조를 더 강화해야 할지 아니면 유지하는데 그쳐야 할지 판단은 경기 흐름을 더 지켜보고 상반기 끝 무렵에 가서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발표에서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가부채 등 여러 이유로 (추가 재정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면서 “정치적 부담에도 올해 예산을 이미 작년 대비 5.5%나 늘렸기 때문에 (예산을) 더 이상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생각을 보였다.
한편 최 부총리는 아제르바이잔 도착에 앞서 1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를 방문해 루스탐 아지모프 우즈베키스탄 제1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과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3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최경환 "AIIB 지분율 협상 우리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입력 2015-05-03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