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와 ‘전승의 복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의 대결을 두 시간 가까이 기다린 중계방송 시청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기의 대결’로 불릴 만큼 세계적인 관심이 모아졌지만 중계방송사의 생색이 지나치다는 불만이다.
시청자들은 3일 SNS에서 “경기를 언제 시작하느냐” “아침 11시부터 텔레비전 앞에 앉았는데 두 시간 동안 경기를 보지 못했다” “쇼가 아무리 즐거워도 이건 너무 길지 않은가. 중계방송사의 생색이 과하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파퀴아오와 메이웨더는 낮 12시(한국시간) 미국 네바드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싸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은 한 시간 미뤄진 오후 1시쯤 울렸다. 우리나라 중계방송사 SBS는 오전 11시부터 경기를 편성했지만 캐스터와 해설자는 두 시간 동안 같은 내용만 반복해야 했다. 두 선수가 3분씩 12라운드를 모두 소화해도 시청자들은 36분짜리 경기를 보기 위해 두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불만이 새어나온 이유다.
미국을 포함한 해외 대부분 국가의 시청료가 유료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성과 반론이 인터넷에 뒤섞였다. 미국의 경우 시청료가 가구당 89.95달러(약 9만7400원)로 알려졌다. 복싱 사상 최고액이다. 경기 주최 측은 입장권 및 중계권 수입을 43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SBS와 SBS 스포츠,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이 무료로 중계하고 있다.
미국 시청료는 두 선수의 대결로 모아진 세계적인 관심을 증명한다. 파퀴아오는 8체급을 석권한 아시아 복싱의 자존심이다. 통산 전적은 64전 57승(38KO) 5패 2무다. 메이웨더는 파퀴아오보다 적은 5체급을 석권했다. 하지만 47전 전승(26KO)으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대전료는 2억5000만 달러(약 2700억원)다. 복싱 대전료 사상 최고액이다. 메이웨더가 60% 수준인 1억5000만 달러를, 파퀴아오가 40% 수준인 1억 달러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가 12라운드(2160초)를 모두 소화하면 초당 대전료는 1억2500만원이다. 상대를 빠르게 쓰러뜨릴수록 초당 대전료는 더 상승한다.
경기를 앞두고 안젤리나 졸리의 아버지 존 보이트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장외에서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전현직 ‘베트맨’인 마이클 키튼과 크리스찬 베일,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였던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 영화배우 덴젤 워싱턴과 마이클 제이폭스, 팝스타 스팅, 힐튼가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이 관중석에 나타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쇼만 2시간, 너무 생색 낸다”… 파퀴아오·메이웨더 중계방송사에 볼멘소리
입력 2015-05-03 13:19 수정 2015-05-03 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