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주 검찰이 1일(현지시간)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25)의 사망 원인을 ‘경찰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하고 관련 경관 6명을 기소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난처한 상황을 맞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레이의 억울한 사망이 촉발한 볼티모어 폭동사태의 일부 폭력시위자들을 ‘폭도’ ‘범죄자’로 부르며 맹비난하는 등 항의군중들에 대해 비판적입 장을 보인데다 흑인 대통령인 그의 집권 이후에 인종 갈등이 더 악화되는 형편이어서다.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The Hill)’은 2일 “퍼거슨에서 볼티모어까지 국가 인종문제를 치유하는 데 있어 흑인 대통령이 한계에 직면해있다”며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은 제2기 오바마 행정부의 유산의 하나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기간 미국의 가장 오래된 분열인 인종문제를 치유하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뒤집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더 힐의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방미중이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방화와 약탈에 가담한 자들에 대해 “범죄자들이자 폭도”라고 비난했다.
그는 “내 마음은 어젯밤 부상한 경찰들에 가 있다. 어제 우리가 목격한 폭력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것은 비생산적이었다”며 “그들은 항의나 주장을 한 게 아니라 약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경관 6명 기소라는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오자 “그레이에게 일어났던 일에 관한 진실이 드러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정의가 작동하고 모든 증거가 제출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
볼티모어 폭동 비난 오바마 ‘난처’ … 단초 제공한 경찰 ‘살인’ 혐의로 기소돼
입력 2015-05-03 1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