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혐의 나오면 당장 사퇴…필요하면 검찰에 나갈 용의"

입력 2015-05-02 00:18

이병기 "혐의 나오면 당장 사퇴…수사 보고 안받아"(종합2보)…"朴대통령 '어떻게 된 것이냐' 물어 '전혀 금전관계 없다' 답변"…"이름 오르내려 송구…검찰에서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나갈 용의"…"자리 연연 안해…이름 올랐다고 (사퇴하는 건) 용납 안돼"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1일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것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서) 혐의가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그만둘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조사 대상이 되는 것만으로는 (사퇴를) 못하겠지만, 만에 하나 잘못한 게 있다고 밝혀지면 당연히 그만두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실장은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사퇴 요구에 "맹세코 제 문제에 대해서 (수사)보고를 받지 않고,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는다"면서 "검찰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얼마든지 나갈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이라고 해서 검찰에서 조사를 못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직 대통령, 현직 대통령의 아들, 대통령의 형님도 조사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실장은 "비서실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것을 보고 대통령은 뭐라고 했느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의 질문에 "'이름이 났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 정도로 물으셨고 '전혀 금전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이 실장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했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마지막으로 성 전 회장과 통화한 시점과 성 전 회장의 청와대 탄원서에 대해 "(통화는 자살하기 전) 대엿새, 일주일 가까이 전이었다"면서 "대통령과 민정수석에 (지난 3월) 탄원서를 보낸 것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이 실장은 모두 발언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있는 내 이름이 진위를 떠나 오르내리게 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금번 사건이 우리나라가 더 깨끗하고 투명한 나라로 거듭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은 아닌데,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 갖고 사퇴 여부를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며 "이름 석 자가 올랐다고 해서 (사퇴하는 건) 제 자존심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안 지가 30년이 되는 사이"라면서도 "오래 안 사이기 때문에 조언도 부탁해오고 했지만, 금전이 왔다갔다하는 사이는 절대로 아니었다"고 금품수수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성 전 회장과의 통화기록이 최근 1년간 140여 차례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선 "저는 오는 전화는 다 받는 사람"이라며 "아마 90% 이상이 성 회장이 제게 건 전화"라고 답한 뒤 "두어 차례(통화)는 성 회장의 자살이 임박했을 때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이 실장은 최근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이 인두염과 위경련 증세로 치료 중인 사실을 청와대가 밝힌 게 부적절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는 "시시콜콜한 병명까지 나간 것에 대해 저도 잘 된 보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성 전 회장의 두 차례 특별사면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4·29 재·보궐) 선거 직전에 사면·복권 문제가 핫한 이슈였다"며 "국민이 의혹을 가진 것 같아 대통령이 발언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홍정규 배영경 기자 =zheng@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