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까지 춘천 송암아트리움서 초대전
춘천 송암아트리움(대표 차문학)은 2일부터 조각가 이길종 초대전을 오픈한다. 이길종은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데라코타 작업을 통해 우리네 삶의 질감을 입체적으로 보여준 우리나라 조각계 손꼽히는 작가다.
이번 초대전에는 그의 데라코타 작품 등 30여 점이 선보인다.
이제는 아련하기까지 한 신작로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듯한 형상은 어딘지 애틋해 고향의 향수를 자아내는 매력이 있다. 아기를 업은 여인이 달을 보는 브론즈 ‘달맞이’, 그 여인이 늙어 손자를 포대기로 업은 옹기토 ‘삼포할머니’는 삶의 긴 여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생의 허무와 그 허무 속의 모성으로의 회귀를 브론즈와 옹기토의 질감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삶의 여정은 ‘복숭아를 든 여인’ ‘느릿재 화전민’ ‘감자 이삭줍기’ ‘1.4 후퇴’ ‘냇가에서’ ‘노상여인의 정’ 등의 작품을 통해서 마디마디를 이룬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지친 관람객에게 사랑을 스며들게 하는 마법 같은 호소력이 배어 있다.
작가는 80년대 영국 왕실 조각회 연수 등을 거쳤고 이후 1990~2000년대 ‘한국조각가협회전’ ‘한국현대조각대전’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동시에 춘천교대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현 춘천교대 명예교수.
차문학 관장은 “독자적인 구상계열의 조형 세계를 구축한 작가는 우리 주변의 군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 관람객을 추억 속에 잠기게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22일까지 이어진다(문의 033-242-3691).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
조각가 이길종, 그가 빚은 '어머니'가 우리를 울린다
입력 2015-05-01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