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낯선 사람이 숨어 살고 있다면?’
2013년 흥행한 손현주, 전미선 주연의 스릴러 영화 ‘숨바꼭질’ 의 광고 카피다. 당시 이 영화는 ‘충격 실화 스릴러’란 문구로 영화팬들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이 영화 같은 일을 실제로 경험했다는 한 여대생의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보일러실 창문을 통해 위층 주인집 아들이 여장한 채 수시로 들락날락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관심을 끌기 위한 ‘자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진위 여부를 떠나 네티즌들은 “소름 끼친다” “너무 무섭다” 등 반응을 보이며 온라인커뮤니티로 글을 퍼 나르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사람 없는 집에 소리가 난다는 이웃집…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처음 올라왔다.
글쓴이는 전체 글의 문맥상 현재 부산에 살고 있으며 원룸에서 자취하는 여대생으로 추정된다. 사연은 이렇다.
원룸에 이사 온지 1년 정도 됐다는 글쓴이는 5개월 전부터 아랫집과 옆집 등 이웃으로부터 “왜 이리 쿵쾅대냐” “샤워기를 하루종일 틀어두냐” “물 흐르는 소리 때문에 시끄럽다” “살살 좀 걸어라. 구두 신고 방안에서 걷냐” “머리를 찧거나 쿵하고 앉는 소리가 난다” 등의 온갖 불평과 불만을 들었다고 한다.
글쓴이는 하지만 “나는 쿵쿵거리며 걷는 타입이 아니고, 체중도 많지 않다. 물세가 걱정돼서 샤워도 5분안에 끝낸다. 시끄러운 음악도 좋아하지 않는다”며 도통 영문을 알 수 없다고 썼다.
더욱 이상한 것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시간대다. 평일 오전 11시부터 5시 사이이며 주말에는 소리가 안들린다는 게 이웃들의 얘기다.
하지만 글쓴이는 평일 이 시간대엔 학교 수업을 듣기 때문에 집을 쭉 비우며 주말에는 집에 머무른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글쓴이는 그동안 집을 비운 사이 누군가 자기 집에 들어왔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한다.
고민 끝에 온라인커뮤니티에 그동안의 일을 털어놓으며 도움을 요청했고, 댓글을 읽으며 “내가 없는 사이 누가 원룸에 들어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4일 후인 지난달 28일 글쓴이는 같은 온라인커뮤니티에 ‘원룸 보일러실에 숨어지낸 남자’라는 제목의 다소 황당하면서도 충격적인 글을 후기로 올렸다.
바로 평일 대낮 빈집에 정체모를 소리를 만든 사람이 다름 아닌 윗층에 사는 주인집 아들이라는 것. 어떻게 꼬리가 잡혔을까.
글쓴이는 친구와 함께 원룸을 나가는 시늉을 했다가 몇시간 뒤 집에 돌아가 조심스럽게 점검했다는 것. 집안은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샴푸 냄새가 났고, 부엌 보일러실 문을 여니 금방 누군가 있었던 듯 샴푸 냄새가 더 진동했다고 했다. 그리고 보일러실 창밖을 보다가 심장이 멎을 것 같았던 장면을 목격했다.
어떤 여자가 창문에 아등바등 매달려 있었기 때문. 두 사람은 소리 지르며 그 여자의 머리채를 잡아 끌었고, 그 사이 가발이 쑥 벗겨졌다는 것. 그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 또 글쓴이의 옷을 입고 구두까지 신고 있었다.
글쓴이는 “내 옷 입고 구두 신으면서 샴푸로 머리 감고 자취방에서 놀았더라구요. 그러다가 내가 올 때 되면 보일러실 창문 타고 자기 집 보일러실로 가곤 했다”고 했다.
“왜 이런 짓을 했냐”고 물었더니 “그냥 내가 좋아서 그랬다고 해 어이가 없었다”고 글쓴이는 썼다. 글쓴이는 “친구는 경찰에 신고하라고 난리치고 있고 주인 아주머니는 울며 불며 제발 그러지 말아 달라며 합의하자고 하고...어찌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후기 글을 다시 올린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후기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체로 “현장을 포착하자마자 경찰에 신고했어야 했다” “여장 취미의 성도착증 변태인 듯. 합의하고 당장 방 빼는 게 최고” “절대 그냥 지나칠 일 아니다. 방송국에 제보하세요” 등의 여러 조언을 보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내용 읽어보고 댓글 다 읽어 봤는데 자작이다. 실제로 겪었다면 바로 경찰 신고 했어야 정상” “남자 하나 없이 여자 둘이만 자취방으로 들어간 것부터 에러다” “관심병 환자의 자작” 등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댓글을 달았다.
글쓴이가 지난달 28일 올린 글을 39만5000회 이상의 조회를 기록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여대생 빈 자취방에 주인집 아들이 여장 한 채 들락날락…영화 '숨바꼭질' 현실로 '소름'
입력 2015-05-02 00:05 수정 2015-05-02 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