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2012년 20세 기준 남성 78.45세, 여성 85.05세다. 하지만 장수(長壽) 앞에 ‘건강하게’ 라는 수식어를 붙이면 기대수명의 숫자는 달라진다. 연구 결과 여성은 결혼·교육 수준·직업 유무·경제 수준이 ‘건강수명’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운동과 음주 등 개인의 건강 노력이 중요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박현영 심혈관·희귀질환과장은 ‘여성의 건강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환경적 요인 분석’ 보고서에서 2012년 기준 20세 남성의 ‘건강수명’은 75.58세, 여성은 79.99세로 기대수명보다 낮아진다고 1일 밝혔다. 건강수명은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 활동, 통증·불편, 불안·우울 측면에서 ‘건강한 삶의 질’을 반영해 추산한 것이다.
건강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남녀가 달랐다. 남성은 운동, 음주 등 개인의 건강 노력이 크게 좌우했고 여성은 사회·환경적 요인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여성의 건강수명에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혼·별거·사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세 여성의 건강수명은 이혼·별거·사별의 경험이 있는 경우 73.75세로 가장 낮았다. 여성 전체의 건강수명(79.99세)보다 6.24년 낮아진다. 건강수명은 미혼(82.83세)이 기혼(80.05세)보다 높았다.
여성의 경우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건강수명도 길어졌다. 대졸 이상은 81.78세, 고졸 81.29세, 중졸 이하 79.49세였다. 직업을 갖는 게 건강수명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하는 여성(80.34세)이 직업이 없는 여성(79.76세)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의 기대건강수명도 직업 유·무가 영향을 미쳤지만 여성보다는 관련성이 적었다.
경제 수준이 높을수록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 여성의 건강수명은 81.16세로 하위 20% 여성(78.18세)보다 2.98년 더 긴 것으로 추정된다.
박 과장은 “남성에게도 사회·환경적 요인이 건강수명에 영향을 미쳤지만 그보다 음주, 운동 등 개인의 건강행태가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성의 건강은 아동 및 가족의 건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여성의 경우 특히 건강취약계층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이혼·별거·사별 경험 여성 건강수명 11.3년 낮춘다
입력 2015-05-01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