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지진]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 힐러리와 셰르파의 대 이은 인연

입력 2015-05-01 11:15
1953년 에베레스트 등정 당시 힐러리 경과 셰르파. 국민일보DB

1953년 에베레스트를 처음 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셰르파의 아들들이 네팔 지진 때 히말라야의 피난처에서 뜻밖의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62년 전 에베레스트 정상에 처음 오른 뉴질랜드 산악인 힐러리 경의 아들 피터와 셰르파였던 텐징 노르가이의 아들 잠링이 지진 당시 히말라야에서 피신하다 조우했다고 30일 보도했다.

피터는 11명의 대학 친구를 이끌고 등반 중이었고 잠링 역시 인도인 여성 등반대 10명과 함께 산에 오르고 있었다.

잠링은 베이스캠프로 가는 도중 텡보체 마을에서 지진을 만나자 일행과 사흘간 머무르다가 눈사태를 피해 마을로 들어온 피터를 만났다.

잠링은 BBC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는 매우 가깝고 소중한 친구”라면서 “마을에서 만난 건 우연이었다. 산에서 피터를 만나는 건 늘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버지들이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의 기록을 세운 후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2003년에는 최초 등정 50년을 기념해 나란히 에베레스트 등반을 하기도 했다.

잠링은 이번 지진으로 부친의 고향이 거의 초토화됐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가 자란 마을의 집 대부분이 박살났고 네팔 주민들이 집을 잃은 채 길거리에서 자고 있다”면서 도움을 호소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