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 지은 드라마 세트장이 2년도 안돼 부실공사 논란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포항시가 2013년 말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일대기를 재조명하는 드라마 ‘불꽃속으로’ 제작을 위해 흥해읍 일대에 17억원을 들여 건립했다.
1960∼70년대 청와대와 포항제철소 건설의 상징인 롬멜하우스 등이 실물의 70% 크기로 들어서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드라마 종영 이후 별다른 활용도 없이 세트장을 방치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구조안전진단에서 일반인 관람이 불가능한 E등급 판정을 받았다.
E등급을 받은 건물은 재난위험 시설로 분류함에 따라 사용을 제한하거나 철거해야 한다.
포항시는 당초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역사 교육장이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이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2017년까지 세트장을 보수해 드라마와 영화, 뮤직비디오 촬영 등에 사용한 뒤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 드라마 세트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자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시가 드라마제작과 관련한 보조금, 예산 편성, 회계 처리 등 사업 전 부문을 부실하게 관리했다며 감사원에 감사 청구 등으로 책임 소재를 가릴 방침이다.
더구나 당시 드라마제작을 맡은 모 프로덕션이 실제 자본금 1000만원을 10억원으로 꾸며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시가 확인도 없이 승인을 해 줬다며 특혜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김상민 포항시의원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드라마 세트장이 부실공사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다”며 “철저한 감사로 반드시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고 강조했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17억 들인 포항 드라마세트장 2년만에 ‘애물단지’
입력 2015-05-01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