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 중에 ‘낙지발이 피발이’라는 말이 있다고 1일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보도했다. 북한에서 말하는 낙지는 남한의 오징어를 일컫는다. 결국 “피를 바쳐야 오징어를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오징어를 얻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원래 어부라는 직업이 힘든 일이지만 북한의 어부는 정도가 더 심하다고 한다. 고기를 잡기 위해서 바다뿐만 아니라 사람도 상대해야 하는 탓이다. 오죽하면 가장 운이 좋은 때가 경비정에게 걸려서 잡은 고기를 뺏길 경우라고 한다. 적어도 군인한테 걸렸을 때처럼 목숨을 위협당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북한 군인들이 민간인을 약탈하는 것은 육지뿐 아니라 바다에서도 계속된다. 왜냐면 바다에 수장하면 아무런 증거가 남지 않기 때문이다. 군인 입장에서도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왔는데 아무런 소득이 없이 들어가면 일단 자신도 굶주리는데다가 질책을 들어야 하는 탓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약탈을 한다. 육군은 산적이고 해군은 해적인 것이다.
값비싼 고기나 해산물을 건졌다 해도 그것을 육지로 가져오지 않는다. 바다에서 즉시 중국어선과 만나 생활용품과 바꾼다. 때문에 생선이 귀한 북한에서 물고기를 먹으려면 직접 바다에 나가서 잡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남한처럼 산란기 통제를 통해 새끼나 암컷을 잡는 것을 방지해야 하지만 북한에서는 당장 먹을 것이 급하다보니 그럴 여유가 없다. 남한에서는 애물단지로 취급받는 해파리마저 백반으로 가공해 식용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고난의 행군 시기 육지에서 아무리 일해 봐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몰려들게 되었다. 그러나 살기 위해 온 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보다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이 더 많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때는 그물에 물고기보다 시체가 더 자주 걸렸던 때도 있었다고 했다. 약탈할 때는 재빠르게 움직이던 경비정도 시체 앞에선 기름 값이 아까워 움직이지 않아 바다에 방치된 탓이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北어민,해파리까지 먹여야 하는 사연?” 北해군, 어부 약탈 기승
입력 2015-05-01 0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