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온 이 남자, 경기를 혼자 다 하는군요”… 강정호 타구 펜스 맞자 중계 캐스터도 흥분

입력 2015-04-30 20:21
“한국에서 온 이 남자, 경기를 혼자 다 하는군요(What a game form the man from South Korea).”

9회 초 투수가 던진 150㎞짜리 공이 방망이에 맞았다. 우중간을 가르며 날아간 공이 펜스를 맞추며 떨어지자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 그랙 브라운이 소리쳤다. 한국에서 온 이 남자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미국에 진출한 1호 야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였다.

강정호는 30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방문경기에서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 23일 컵스와의 홈경기 후 일주일 만에 선발 출장한 강정호는 펄펄 날았다. 5타석 4타수 3안타에 2타점 1득점을 올렸다. 빅리그 데뷔 첫 도루도 성공했다. 타율도 0.182에서 0.269로 올라 2할 대에 진입했다. 3안타는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이다.

강정호는 2회 초 첫 타석에선 볼넷을 얻었다. 이어 0-1로 뒤진 4회 초 2사 3루 두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때렸다. 1타점 동점 적시타였고 시즌 5호 타점이었다.

7회에도 강정호는 좌중간 안타로 1루를 밟았고 다음 타자 스튜어트의 타석 때 과감하게 2루를 훔쳤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선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대형 2루타를 터뜨리며 시즌 6호 타점을 뽑아냈다. 강정호는 대타인 션 로드리게스의 병살타 때 홈을 밟아 득점에도 성공했다. 팀은 강정호 등 맹타를 휘두른 타선을 앞세워 8대 1 완승을 거뒀다.

이런 가운데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지난해까지 강정호가 뛰었던 넥센 히어로즈 경기를 보려고 대거 찾았다. 넥센에 따르면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28~30일)에 피츠버그와 텍사스 레인저스, 워싱턴 내셔널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카고 컵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 6개 팀이 관전 신청을 했다. 스카우터들이 서울 목동구장을 찾는 이유는 3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 때문이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넥센은 수비력 강화를 위해 3루수 훈련까지 시키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