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 바탕에 두 그룹 간 현저한 교육 격차가 있기 때문이라고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지적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교육 격차는 무려 100년에 달했다.
브루킹스 산하 ‘보편교육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레베카 윈스롭 선임연구원이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에 기고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누구나 일정 수준의 보편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된 게 산업혁명 이후 번영기인 19세기 중반이다. 반면 개발도상국의 경우 1948년 유엔인권헌장이 발표된 뒤에야 그런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고 현재와 같은 학교교육이 이뤄지게 됐다.
단지 학교교육이 본격화된 시점만 100년의 차이가 있는 게 아니었다. 학교에 들어가서 이수받는 교육 기간을 따지면 문제는 더 심각했다. 선진국으로 분류된 나라의 성인들을 조사해봤더니, 학교교육 이수 기간이 평균 12년이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은 6.5년으로 절반 정도에 그쳤다.
그럼 이 격차가 줄어들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 것일까. 레베카 선임연구원은 개발도상국의 6.5년의 교육 이수 기간이 12년으로 늘어나는 데에만 65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또 교육 이수 기간이 4.5년인 후진국의 경우 85년이나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그 사이에 선진국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2100년에는 선진국의 평균 학교교육 이수 기간이 14년을 넘어서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12년, 후진국은 11년을 넘는데 그쳐 여전히 격차가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교육 기간과 함께 교육의 질도 문제라면서 “현재 선진국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내용과 수준을 개발도상국이 따라잡으려면 역시 1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에는 이런 격차를 깨뜨리는 획기적인 교육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레베카 선임연구원은 “아프리카 나라들이 선진국들처럼 곳곳에 은행 지점망을 구축하지 않고 곧바로 모바일 뱅킹 단계로 뛰어넘어갔듯 교육도 기존의 시스템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면서 “그렇게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그런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아니고선 교육 격차와 이로 인한 경제 격차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선진국- 개발도상국 차이 왜 안 좁혀지나 했더니… “교육 격차 100년 때문”
입력 2015-04-30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