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공급 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 대한 재조사에서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가 섞여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내츄럴엔도텍은 “당혹스럽다”면서도 조사 결과를 수용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짜 백수오 적발 발표와 업체의 반발로 촉발된 ‘백수오 사태’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츄럴엔도텍이 보관 중인 백수오 원료를 재조사한 결과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고 30일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3월 26일과 27일 내츄럴엔도텍이 원료 공급업체에서 받은 백수오 원료를 두 가지 방법으로 교차 검사한 결과 모두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의 지난 22일 발표와 같은 결과다. 소비자원도 3월 26일 입고된 원료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들어진 백수오 제품에 대한 검사 결과도 소비자원 발표와 같았다. 업체가 폐기하거나 생산을 중단한 8종를 제외한 13종 제품 모두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식약처는 법에서 허가하고 있지 않은 이엽우피소로 제품을 제조한 업체를 관련 법령에 따라 행정처분하고 해당 제품은 회수·폐기하도록 할 예정이다. 다만 이엽우피소가 섞인 식품이 인체에 유해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중국과 대만 정부는 이엽우피소를 식품 원료로 인정하고 있다”며 “인체에 위해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또 지난 2월 자체 검사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은 이유는 당시 원료와 이번에 검사한 원료의 입고일자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조사 결과에 대해 “예상 밖의 결과라 매우 당혹스럽지만 공인기관의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충분히 숙고한 후 정리하여 추후 당사의 입장을 발표 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주가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가격 제한폭까지 떨어져 3만4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유통업계는 백수오 제품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전체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깊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선물 판매 시즌인 5월을 앞두고 관련 제품 판매 및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수오 제품의 주요 유통채널이었던 홈쇼핑의 경우 건강기능식품 판매 일정 자체가 재조정될 전망이다.
식약처는 “백수오를 원료로 제품을 제조하는 전국 256개 식품제조가공업체와 44개 건강기능식품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하는 중”이라며 “소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백수오 섭취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기석 김현길 기자 keys@kmib.co.kr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 검출… 가짜 백수오 맞았다
입력 2015-04-30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