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영업이익↑ 매출은↓ … 단통법으로 고가 요금제 유인책 사라져

입력 2015-04-30 17:04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사들은 마케팅비용과 인건비 감소로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수익 안정화에 영향을 미치는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전분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1분기 영업이익이 인건비 감소 등의 요인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3% 늘어난 3209억원을 달성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5조4364억원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매출 증가보다는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절감이 영업이익 증가의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무선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고 유선 수익은 7.8% 하락했다.

특히 KT의 1분기 ARPU는 지난해 4분기(3만5283원)보다 2.5% 감소한 3만4389원을 기록했다. ARPU란 한 달 동안 가입자가 단말기 할부대금 등을 제외한 서비스 이용 요금으로 결제한 평균 금액이다. ARPU가 높을수록 이통사의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1분기 말 기준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 비중은 65.3%로 지난해 말 62.4%에 비해 늘어났지만 오히려 ARPU는 감소했다. 고가 LTE 요금제 대신 중·저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가입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8일 공시에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한 1547억원을, 매출은 2조5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기 8.1%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매출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가 아닌 마케팅비용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였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ARPU는 3만5792원으로 지난해 4분기(3만7448원)보다 4.4% 감소했다.

다음 달 6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텔레콤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FN가이드는 SK텔레콤의 1분기 영업이익을 518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ARPU가 하락하는 등 이통사의 무선 부문 수익 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단통법 시행 이후 공시지원금 외에 고가 요금제를 유치할 수 있는 보조금 지급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고가 요금제 가입 고객은 줄어드는 반면 유통점(대리점·판매점)에 지급되는 리베이트(유치 장려금)는 크게 차이가 없어 이통사들이 수익을 내기 더 어려운 구조가 됐다. 여기에 단말기 지원금 대신 20%의 요금 할인을 받는 ‘요금할인제도’가 지난 24일부터 시행되면서 이통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