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이후] 자신감 되찾은 박대통령 개혁드라이브… 내주 업무복귀

입력 2015-04-30 22:00

새누리당의 예상 밖 완승으로 끝난 4·29재보선 결과에 따라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실종될 뻔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에도 다시 탄력을 붙을 전망이다. 와병 중인 박 대통령은 건강이 완전히 회복돼 업무에 복귀하면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한 구조개혁은 물론 정치개혁 추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역시 30일 논평을 통해 앞으로 전방위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자신감 되찾은 박대통령 ‘개혁 드라이브’ 예고=박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를 토대로 올 상반기 국정과제 추진에 ‘올인’할 수 있는 자신감을 되찾게 됐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발(發) 파문이 이완구 전 국무총리 사퇴로까지 이어지는 등 메가톤급 악재로 불거졌지만, 승부수로 던진 ‘정치개혁’ 카드가 먹히면서 다시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숨통이 트이게 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 귀국 후 심한 건강악화에도 불구하고 이 전 총리 사표 수리, 정치개혁과 성 전 회장의 특사 논란 진실 규명 등 담은 메시지 발표 등 정국을 최대한 수습할 여건 마련에 주력했다. 그런 승부수가 여당의 압승으로 이어진 만큼 박 대통령은 이를 기반으로 올해 초부터 최우선 국정과제로 예고해온 경제 살리기와 4대 구조개혁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이번 파문 정국의 정면 돌파 카드로 사용했던 ‘정치개혁론’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일각에서는 집권 3년차에 들어서면서 당 쪽으로 기울어진 것처럼 보였던 당청 역학관계가 박 대통령의 ‘와병 메시지’로 다시 균형이 맞춰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와병 중에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이번 정국을 정면 돌파하려 했던 박 대통령의 정치력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의미다.

이런 자신감은 청와대의 논평에도 그대로 묻어났다. 청와대는 논평을 통해 경제 활성화, 공무원연금개혁, 4대개혁, 정치개혁 추진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국민의 뜻’ ‘국민의 선택’ ‘국민의 명령’이라고 표현했다. 여론은 경제 살리기와 정치개혁을 바란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여실히 드러난만큼 좌고우면하지 않고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물론 성완종 리스트 의혹이 앞으로 본격적인 검찰 수사단계로 접어든 만큼 재보선 결과 하나만으로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박 대통령 내주 업무할 듯, 총리인선도 고심=박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 귀국 이후 나흘째 공식일정을 잡지 않았다. 인두염에 따른 목의 통증이 빨리 호전되지 않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정부 3.0 박람회’에 박 대통령 참석 방안을 검토했으나 건강 회복 지연으로 이 일정을 잡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1일도 별다른 일정 없이 관저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공식일정은 건강회복 정도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기력을 회복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주말을 지나 건강이 호전된다면 월요일인 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다시 한번 정치개혁 메시지 등을 설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임총리 인선도 당면한 최우선 현안이다. 박 대통령은 국정공백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인선에 속도감을 주되 도덕성과 국정 추진력을 갖춘 인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 인사는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인사로 적임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