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이후] 새누리 김무성 독주체체… 양날의 칼

입력 2015-04-30 20:06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상한가다. 4·29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을 압승으로 이끌면서 여권의 구심점으로 우뚝 섰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여권의 잠재적 후보들이 줄줄이 치명상을 입는 상황에서 그의 존재감은 더욱 돋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4·29재보선 이전까지 차기 대권 후보 여론조사에서 김 대표는 문 대표를 쫓는 ‘추격자’였다. 하지만 지금 처지는 완전히 달라졌다.

여권 내부에서는 당분간 김 대표가 독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김 대표의 조기 등판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4·29재보선 승리로 ‘엔진’ 단 김 대표=김 대표에게 4·29재보선은 하나의 분기점이다. 그는 이번 재보선을 통해 ‘성완종 리스트’ 파문 ‘뒤집기’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또 여권이 마음을 놓지 못하는 수도권에서 전승을 거두며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여권의 독보적인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특히 김 대표는 이번 재보선 승리로 내·외부의 적을 모두 위축시키는 전과를 거뒀다. ‘외부의 적’이었던 새정치연합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였다. ‘내부의 적’이었던 친박(친박근혜) 세력은 확연히 움츠러들었다.

친박 세력마저도 김 대표 체제가 굳건해졌다는데 토를 달지 않는다. 한 친박 의원은 “내년 4월 총선도 김 대표 중심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여당 내부에서 김 대표의 경쟁자는커녕 견제자 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까지 11개월 동안 선거가 없다는 점도 호재다. 선거 패배로 인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정작 당사자인 김 대표는 샴페인을 터뜨리지 않았다. 그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을 챙기라는 (유권자들의) 열망을 가슴 속에 새기고 지역일꾼으로 열심히 뛰겠다는 초심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너무 이른 등판…부담될 수도=그렇다고 해서 김 대표의 앞길에 ‘비단길’만 놓은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의 수도권 의원은 “다음 대선까지 2년 8개월이나 남았다”면서 “마라톤으로 비유하자면 김 대표가 20㎞ 지점부터 홀로 ‘여권 대표’로 뛰는 셈”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구심점 역할을 떠맡으면서 김 대표가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여권이 실책을 범한다면 그 책임과 비난을 뒤집어 쓸 가능성이 커졌다.

너무 이른 시기에 독주체제를 구축해 일찌감치 야당의 표적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또 김 대표 ‘1강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여권 내부의 비(非) 김무성 세력들이 힘을 합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청 관계는 마지막 변수다. 김 대표에 힘이 쏠리면서 당청 관계의 균형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김 대표 측 인사는 “당청 관계에 대한 걱정은 기우”라며 “김 대표는 끝까지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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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