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29차 열린대화마당… ‘분단70주년 선교130주년, 교회의 역할‘

입력 2015-04-30 16:30
30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29차 열린대화마당이 개최됐다. 오정호 목사가 주제발표를 하고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회장 김경원 목사)는 3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분단 70년 선교 130년, 한국교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29차 열린대화마당을 열었다.

통일을 앞둔 시대에 한국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논의한 참석자들은 “교회는 남과 북의 중재자 역할을 감당하고 평화통일을 추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한국교회의 신뢰도 회복과 복음으로의 회귀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통일에 대비해 한국교회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를 제목으로 발표한 대전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는 “통일한국사회에서 발생할 갈등을 봉합해야 할 과제가 한국교회에 주어질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민족적 이질감을 극복하기 위해 ‘화해의 복음’으로 포용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교회는 성도들에게 통일의 당위성을 알리는 교육을 실시하고, 통일 후 북한교회의 재건을 위한 재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 후 북한에 세워질 교회 형태와 그들이 만들어갈 신앙공동체의 모습이 한국교회의 모습을 답습할 필요는 없다”며 “한국교회는 현재 북한의 가정교회와 지하교회의 형태가 통일 후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오랜 공산치하에서 형성된 가치관과 독특한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의 선교방향과 통일정책’을 제시한 서울신대 박명수 교수는 “분단 70주년을 넘어 통일을 이루는 길은 과거를 부정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를 북한에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통일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룩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먼저 고통 받고 있는 북한동포들을 돕고 그들의 인권과 종교가 보장되도록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빈부격차를 줄이고 개인의 소유권과 노동권이 보장되는 경제정의가 실현되는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며 “북한 기독교가 개방세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선교 130주년, 분단 70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자화상과 미래상’에 대해 발표한 감리교신학대 이은재 교수는 “양적 성장에 도취된 한국교회는 초기교회의 모습에서 변모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낙관주의에 빠졌다”며 “이로 인해 불성실하고 부정직한 태도를 보이거나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도 허다하게 발생해 사회적 신뢰도가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세속화된 한국교회는 맘몬의 철학이 아닌 생명의 영성을 추구하고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일과 화해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십자가 아래서 부활을 살아가는 교회’를 제목으로 발표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이홍정 사무총장은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자발적으로 경험한 가난과 고통, 절망과 죽음, 부활의 뜻을 돌아봐야 한다”며 “이 땅의 크리스천은 자기 자신을 비우고, 거듭나 예수와 같이 소외된 자와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