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만큼 양도 맛도 썩 괜찮은데˝… 아웃백 야심작 블랙라벨 스테이크 스페셜

입력 2015-04-30 16:16

지글지글~ 칙치익~. 이미 녹아서 노르스름한 액체가 된 버터가 작은 방울들이 되어 사방으로 튀면서 내는 소리가 입맛을 돋운다. 하얀 접시 위에 나붓이 앉아 있는 손바닥만한 고기. 그를 둘러싼 손톱만한 붉은 열매들과 노란 레몬, 녹색 아스파라거스, 그리고 노릇하게 익은 양파. 살짝 오일이 묻어 더욱 밝게 살아난 원색들이 조화를 이룬 모양새가 화가가 막 완성한 정물화 같다. 고기를 한점 썰어 입에 넣자 육즙이 살짝 배어나오면서 향긋한 맛이 난다.

4월의 마지막날인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이태원점에서 만난 꽃등심 스테이크 ‘퀸즈랜드 립아이 포 투 스페셜 에디션’은 귀와 눈, 입을 모두 즐겁게 해줬다.

접시 위 붉은 열매는 페루비안 페퍼, 즉 페루의 고추란다. 맵기보다는 새콤달콤해 스테이크의 맛을 돋우는 데 한몫 한다.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소금이라는 굵은 결정체의 히말라야 핑크 락 솔트도 여느 소금과는 다른 맛이 나는 듯하다.

단, 프리미엄 스테이크하우스의 스테이크들에 비해 살짝 두께가 얇은 것이 아쉽다. 너무 두껍지 않아서 좋다는 이들도 있겠지만 고기의 씹는 맛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살짝 아쉬운 부분일 수밖에 없다. 착하지 않은 가격은 많이 아쉽다. 320g에 4만7000원이나 한다. 수프와 샐러드가 제공되긴 하지만 그래도 비싼 편이다.

뉴욕스타일 스테이크로 유명한 ‘울프강 스테이크 청담점’의 스테이크 가격과 엇비슷할 만큼 비싸다.울프강 스테이크는 미국 소고기 중 3%만이 해당되는 USDA 프라임 블랙 앵거스 품종의 소고기를 냉장 상태로 비행기로 실어와 요즘 뜨고 있는 드라이 에이징 기법을 적용해 숙성시킨 고기로 만들었다. 1㎏에 16만8000원이다. 1g당 가격이 아웃백 스테이크는 147원, 울프강 스테이크는 168원이다. 크게 차이가 안 나는 셈이다.

물론 두 곳 모두 전문 스테이크 하우스이니 값이 비슷한 건 탓할 바가 못 된다. 하지만 아웃백은 패밀리레스토랑의 이미지가 강한 만큼 가족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격을 기대하게 마련이다. 지갑만 든든하다면 아웃백의 고기 맛은 OK이다. 아웃백의 쇠고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믿고 먹는다는 호주산이기도 하다.

고기 양이 혼자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 그래서 2인용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둘이 먹기에는 또 살짝 모자랄 듯하다. 대안은 세트 메뉴. 이름도 예쁜 ‘러브세트’는 퀸즈랜드 립아이 포 투 스페셜 에디션에 리조토나 스파게티, 그리고 전채요리와 수프, 에이드, 커피가 각각 2인분씩 서빙된다. 가격은 8만9100원. 이외에 2가지 세트메뉴가 더 있다.

‘퀸즈랜드 립아이 포 투 스페셜 에디션’은 올해 18주년을 맞은 아웃백이 내놓은 야심작 블랙라벨 스테이크 스페셜 에디션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채끝 등심 스테이크인 ‘달링 포인트 스트립 스페셜 에디션’이다. 좀 더 담백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달링 포인트 스트립 스페셜 에디션 추천.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