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적응한 황새 ‘미호’ 새짝 찾아 백년가약 맺는다

입력 2015-04-30 14:10
지난해 4월 한국교원대 황새공원을 탈출해 최근 한 달 넘게 충북 진천의 하천에서 생활하는 황새 ‘미호’의 자연번식을 위해 새 짝 찾아주기가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진천군과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따르면 ‘미호’가 머무는 진천읍 백곡천에 100㎡ 규모의 임시사육장을 만들어 ‘미호’와 짝짓기를 할 수 있는 수컷 황새 1마리를 키울 계획이다.

이런 시도는 현재 ‘미호’와 같이 생활하는 수컷 황새가 아직 번식 연령이 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황새는 일반적으로 생후 2∼3년 뒤에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베리아에서 월동을 위해 국내로 날아들었다가 철새 무리에서 이탈, 미호와 어울리고 있는 이 수컷 황새는 지난해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황새생태연구원은 이 연구원에서 인공번식한 2년생 이상의 수컷 1마리가 생활할 수 있는 임시 사육장을 백곡천에 만들 예정이다.

이 황새가 인공사육장에서 백곡천 주변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미호’와 친숙해지면 6개월∼1년 뒤 방사해 자연스럽게 짝짓기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 연구원의 윤종민 박사는 “현재 미호와 생활하는 수컷은 태어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자연번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황새생태연구원에 있는 2살 이상 된 수컷과 짝짓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천군은 임시 사육장 조성에 필요한 예산 2000만원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 군의회에 제출했다. 또 황새 보호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기 위해 환경감시원 1명을 백곡천 주변에 배치하기로 했다.

유영훈 진천군수는 “미호가 한 달 넘게 백곡천에서 서식하고 있어 이곳에 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인공 황새 인공 둥지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