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4·29 재보선에서 예상을 깬 완승을 거둠에 따라 '성완종 파문'에 주춤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비록 국회의원 의석 4곳의 소규모 선거였지만 대형 악재 속에서도 승리의 척도로 여겨온 2석을 넘는 3석을 수확하면서 박 대통령이 회심의 카드로 내세운 '정치 개혁' 약속이 야당의 '정권심판론', '경제실패론'을 극복했다는 논리가 결과적으로 성립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별도 특검' 주장과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사퇴 요구 등도 선거 이전보다 힘이 빠질 수밖에 없게 된 점도 박 대통령에게는 호재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흔들리던 국정 장악력을 상당 부분 회복하면서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명운을 걸고 추진해온 정치·사회 개혁 드라이브에 더욱 강한 회전을 가할 전망이다.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과 노동시장 개혁 등 '4대 개혁 과제' 완수 작업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이번 성완종 파문의 수습책으로 내놓은 '성완종 특사 특혜 ' 의혹의 철저한 규명과 정치권의 부패 관행을 '과거부터'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는 이른바 '정치 개혁론'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후임 인선 작업도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참사와 성완종 사태 등 잇따른 대형 악재 속에 비주류가 주도하는 당쪽으로 힘의 균형추가 점점 옮겨가는 양상이었던 당청 관계 역시 다시 균형을 회복하는 계기도 마련됐다.
특히 병상에서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성완종 정국'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를 보였던 박 대통령이 시도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면서, '이완구 사퇴 파문'에 사과하라는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요구도 사그라들 공산이 커졌다.
박 대통령의 '병상 메시지'는 결과적으로 지지층 결집을 일궈냈다는 해석도 가능해 잊혀져가던 박 대통령의 정치력이 새삼 재조명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 결과가 전국의 민심을 대체로 반영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나 야권 분열에 여당이 반사이익을 본 점, 검찰의 '성완종 파문' 수사 결과가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불똥이 튈지 모른다는 점 등으로 인해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당분간 신중한 행보를 취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 선거 결과를 내부적으로 크게 반기는 기류가 감지됐다.
'성완종 파문'으로 친박 중진 의원으로 국정 2인자이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낙마하고,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성완종 리스트 속에 거명되며 국정동력이 약화했던 상황에 반전을 꾀하고 주도권을 다시 찾아올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애초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던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속으론 웃지만 겉으론 말하지 않는다?” 朴대통령, 개혁 드라이브 밑천 만들었다
입력 2015-04-30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