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볼티모어 시위 확산 속… 경찰 또 비무장 10대 총격 살해

입력 2015-04-30 10:33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흑인에 대한 가혹행위 의혹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 롱비치에서 경찰이 또다시 비무장 10대 청소년을 용의자로 오인해 총을 쏴 죽인 뒤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볼티모어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알려진 또 다른 경찰에 의한 흑인의 비극적 사망 소식이어서 시위 확산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검찰청은 29일(현지시간) 롱비치 시 경찰국 소속 경찰관이 헥토르 모레흔(19)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경찰의 총격사건은 지난 23일 오후 경찰이 가택침입과 기물파괴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발생했다.

롱비치 경찰은 “당시 출동한 경찰관 중 한 명이 유리창 너머로 집 안에 있던 모레흔을 발견했다”면서 “모레흔이 경찰관에게 몸을 돌려 무릎을 굽혀 총을 겨누는 듯한 행동을 해 발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 총은 발견되지 않았다. 모레흔은 경찰의 총격을 받은 뒤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모레흔 측 변호사인 소니아 메르카도는 “경찰은 지금껏 피해자 측에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알려주지 았았으며, 모레흔에게 몇 차례 총격을 가했는지도 함구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