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모의고사 문재인 이긴 김무성

입력 2015-04-29 00:02

차기 여야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29일 첫 맞대결은 김 대표의 완승으로 끝났다. 4·29 재·보궐선거는 20대 총선과 대선의 모의고사 성격도 짙어 둘의 대권 가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라는 거대 악재를 뚫고 승리를 거머쥐면서 지도력을 인정받게 됐다. 김 대표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자 선제적 대응으로 자진사퇴를 이끌어 내는 등 당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자연스럽게 그의 당 장악력과 입지도 더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권력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당 중심 국정운영’을 주장해 온 김무성·유승민 투톱 지도부 체제가 순항하게 되면서 당청관계 무게 추가 당으로 이동할 여지가 높다. 현재 10%대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는 김 대표의 대선 후보 지지율도 상승할 수 있다. 여권 내 차기 대선후보군 중 상당수가 성완종 파문으로 흔들리면서 여권 이탈표가 김 대표에게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 대표로서의 데뷔전에서 ‘녹다운’을 당한 문 대표는 리더십에 커다란 상처를 안게 됐다. 야성(野性)이 강한 곳으로 분류된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 중원은 물론 야권의 심장인 광주까지 모두 내주며 전패한 만큼 책임론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당내 계파 갈등도 다시 분출될 개연성이 다분하다. 전당대회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만 선거 패배 책임론 공방으로 나타날 수 있다. 문 대표가 선거 초반 재보선 지원을 위해 동교동계 인사들을 끌어들인 게 전략적인 패착이었다는 비판도 예상된다.

문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이후 보여 온 중도 정당과 경제정당론이 민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표의 경우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6주째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 선거에서 졌다. 다만 현재 야권 내 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당장 문 대표에 대한 사퇴 책임론까지 일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