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때려 시위참여 막은 ‘볼티모어 엄마’ 왜 그랬을까

입력 2015-04-29 20:33

경찰 구금 도중 사망한 프레디 그레이(25)의 장례식을 기점으로 대규모 폭동이 계속되고 있는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한 흑인 엄마가 시위에 참가한 아들을 사정없이 때리며 말리는 동영상이 공개돼 ‘볼티모어 엄마’로 네티즌의 이목을 끌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는 한 흑인 여성이 10대로 보이는 흑인 소년을 수차례 구타하고 시위대에 합류하지 못하도록 막는 모습이 담겼다. 검은색 옷에 검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소년은 그녀의 손을 벗어나려 하지만 여성은 “그 망할 놈의 마스크 좀 벗으라”며 끝까지 소년을 잡아끈다. 결국 소년은 복면을 벗고 그녀 쪽으로 돌아서며 영상은 끝이 난다.

이 장면은 지난 27일 볼티모어 지역방송인 WMAR 카메라에 의해 포착됐다. 온라인에서 엄청난 화제를 모은 끝에 영상 속 두 사람은 ‘모자지간’으로 밝혀졌다.

아들의 시위를 다소 과격하게 말린 토야 그레이엄은 CBS방송 인터뷰에서 “열여섯인 마이클은 내 하나뿐인 아들이고 나는 그가 또 다른 프레디 그레이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레이엄은 “나는 당황스럽고 화가 났다. 누구라도 당신의 아이가 그런 곳(시위 현장)에 동참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곤경에 처한 아들을 말리려 했을 뿐임을 강조했다.

온라인 상에는 아들을 지키려는 엄마의 마음을 칭찬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폭스뉴스 기고가인 찰스 페인은 “올해의 엄마”라는 트윗을 올려 유행시켰다. 앤서니 배츠 볼티모어시 경찰국장도 “그녀처럼 자식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부모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칭송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