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대놓고 집단 커닝했는데… 교수가 부정행위 옹호?

입력 2015-04-29 11:32 수정 2015-04-29 12:19

대학이 커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8일 한 학과 학생들이 단체로 커닝을 했다는 고발 글이 올라와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특히 부정행위를 막고 엄벌해야 할 교수가 커닝을 감싸는 발언을 했다고 밝혀 충격을 더 하고 있다.

한 대학생 네티즌이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과 애들이 단체로 커닝을 했대요”라는 글을 통해 중간고사 전공시험에서 학생들이 대놓고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시험 다음날 학과 단체카톡과 학과 밴드에 선배들과 동기들이 커닝을 했다는 주장이 올라와 놀랐다”고 전했다.

밤샘공부를 하고 시험을 봤다는 그는 “부정행위가 이번 시험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작년부터 전공을 중심으로 공공연히 자행됐다”고 분노했다.

글쓴이가 밝힌 커닝 정황은 이렇다.

한 교실에 70명 가까이 수업을 듣는데 반을 나누지도 않고 다닥다닥 붙어서 시험을 봤다는데 시험감독으로 담당 조교만 들어왔다고 한다.

학생은 많고 시험 감독은 허술해 뒷자리 동기와 선배들이 책을 펴놓고 답을 적었다는 것,

해당 학과 학생으로 보이는 네티즌은 댓글에서 “조교도 커닝 사실을 체크 했다”면서 “부정행위를 알면서 왜 그 자리에서 안 잡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커닝 사실을 안 교수의 태도에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부정행위 당사자들에 대해 F학점을 줄 것을 요구했지만 교수는 재시험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교수는 ‘마음을 넓게 가져라, 친구와 경쟁하지 마라. 너무 열심히 하려고 커닝을 한 것 같다’라고 말하며 당사자들을 감쌌다고 했다. 결국 커닝 사태는 이번 시험을 20%만 반영하는 것으로 마무리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졸지에 속좁고 경쟁심에 불타 친구를 떨어뜨리려는 사람이 됐다”면서 “이대로 끝나면 너무 분하고 억울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네티즌들의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부정행위 당사자들을 감싸는 듯한 교수의 태도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교수님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네” “교수가 커닝을 공식적으로 인정해버리다니…”라며 분노했다.

물론 교수를 옹호하는 주장도 있다. 한 네티즌은 “교수님 입장에서는 커닝하다가 얘들이 걸린게 아니고 컨닝했다는 말만 들었으니 f학점을 줄 수가 없죠”라면서 “그래서 재시험 얘기했는데 다들 반대하니 그나마 20%로 줄여서 거의 차이 없게 하려고 한거 같아요. 근데 저라면 재시험을 요청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