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정창욱 교수팀, 전립선암 수술 후 요실금 방지 새 치료법 개발

입력 2015-04-29 11:11

서울대학교병원 비뇨기과 정창욱(사진) 교수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기과 이상은 교수와 공동으로 전립선암 수술 후 요실금 회복시간을 기존보다 절반이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새 수술법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립선은 정액을 분비하는 밤톨만한 크기의 남성 생식기관으로 방광(소변 저장)밑에 붙어있으며, 방광과 연결된 요도(소변 배출)를 감싸고 있다. 이곳에 암이 생기면 전립선 전체를 제거한 후(근치적 전립선적출술) 요도와 방광을 다시 이어줘야 한다.

하지만 수술 후 합병증으로 요실금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전립선은 요도와 붙어 있는데 전립선이 제거되면서 요도의 괄약근과 주변 조직에 손상이 생겨 소변 조절이 어려워지는 까닭이다.

정 교수팀이 개발한 새 수술법은 방광과 요도의 연결 상태를 최대한 수술 전처럼 견고하게 복원시켜 이런 요실금 후유증 발생 위험을 최대한 줄여주는 방법이다.

정 교수팀은 이를 위해 요도와 방광을 이어줄 때, 연결부위를 단단히 지지하는 일종의 ‘구조물’을 만들어주는 방법을 고안했다. 즉, 전립선 제거 후 수술 전 요도 뒤쪽 및 전립선을 싸고 있던 조직과 방광 아래쪽 및 전립선을 싸고 있던 조직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 후 요도와 방광을 이어주는 것이다.

이 수술은 5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요도와 방광의 연결을 한층 견고하게 만들어 소변 조절에 관여하는 요도 주변의 혈관, 신경, 근육 등의 회복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교수팀은 로봇 복강경 수술로 전립선을 완전히 절제한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50명(비교군)에게는 이 수술법을 적용하고 나머지 50명(대조군)에게는 수술법을 적용하지 않은 후 두 군의 요실금 회복을 전향적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요실금이 회복되는데 비교군은 평균 18일이 걸린 반면 대조군은 2배 가까운 30일이 걸렸다. 합병증과 후유증도 발견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최근 로봇수술의 발달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지면서 요도와 방광을 세밀하게 연결할 수 있게 됐다”며 “요실금을 줄이는 수술법은 정확히 알려진바 없었으며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번 연구로 간단한 수술로 요실금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비뇨기과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비뇨기과학회지 ‘저널 오브 유롤로지(Journal of 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