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위안부 질문에 “전쟁중 여성인권 종종 침해”…사과 없어

입력 2015-04-29 09:23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와 관련, 사과는 하지 않은 채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위안부에 대한 사과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선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깊은 고통을 느낀다”며 “이 점에서 역대 총리들과 다르지 않게 고노 담화를 계승하고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1993년 발표된 고노 담화는 ‘위안부 모집과 이송, 관리를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그동안 아베 정권은 ‘고노담화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는 것을 생각한다' '고노 담화를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조건 없이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고 했다”며 “고노 담화와 관련한 지금까지의 발언과 비교할 때 가장 명료한 것으로 보여 주목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여전히 위안부에 대한 공식 사과나 사죄의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한·미·중 시민단체는 물론 미국 정치권과 주류 언론까지 나서 아베 총리의 역사 직시 및 명확한 사과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계속 사과를 거부한 채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오히려 아베 총리는 “이런 입장(고노담회 지지) 하에서 일본은 위안부에 대한 현실적 구제의 관점에서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베 총리가 이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답변을 하던 도중 갑자기 바람이 불어 들고 있던 문서 몇장이 뒤로 날아가 버리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내 현안인 볼티모어 폭동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회견 파트너인 아베 총리를 옆에 세워둔 채 20분이 넘게 장황한 답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