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에 정착한 관타나모 미군 수용소 출신들이 자신들을 재판도 없이 오랜 기간 수감시켰던 미국에 재정적 지원 등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우루과이에 정착한 관타나모 출신 6명 가운데 4명이 지난 24일 밤부터 몬테비데오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미국은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다른 국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정상적인 삶을 되찾고 무사히 정착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재판도 없이 13년 동안이나 관타나모에 갇혀 있었다”면서 “미국은 우리를 풀어주고 나서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우루과이 정부는 미국의 재정적 지원을 요구하는 이들의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TV에 출연해 “우루과이에 정착한 관타나모 출신들은 심신이 망가진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을 억류했던 미국이 재활을 지원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 “그들은 경제적 도움이 필요하며 이는 미국의 책임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초 시리아인 4명, 튀니지인 1명, 팔레스타인인 1명 등 관타나모 수감자 6명을 우루과이로 넘겼다. 우루과이는 남미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관타나모 출신들을 수용했다. 6명은 우루과이 정부로부터 매월 소액의 보조금을 받고 있으며 현지 노조에서 제공한 주택에서 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안에 관타나모 수용소를 반드시 폐쇄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관타나모 수감자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800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122명으로 줄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우루과이 정착 관타나모 수용소 출신들, 미국에 재정 지원 요구
입력 2015-04-28 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