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성, ‘고춧가루 폭탄’ 갖고 다닌다?” 신변보호용 필수품 인기

입력 2015-04-29 00:05

최근 북한 여성들이 호신용으로 ‘고춧가루 폭탄’을 소지하고 다니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29일 보도했다.

큰돈을 소지하고 타지방을 이동하는 여성 장사꾼들이 치한이나 강도를 대비해 한국의 최루액 분사기와 비슷한 고춧가루 폭탄을 소지하고 다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청진과 함흥, 평성을 비롯한 도시 여성들 속에서 신변보호용으로 ‘고춧가루폭탄’을 소지하고 다닌다”면서 “최근에 타 지역으로 여행하는 여성들은 물론 시장 장사꾼들 속에서도 고춧가루 봉투가 하나의 호신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다수 북한여성들은 시장에서의 장사와 타지방 특산물을 매입, 도매하는 ‘달리기꾼’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몸에는 늘 큰 돈을 소지하고 있어 이를 노린 ‘날치기’나 강도들의 표적이 되기 때문에 여성들이 고춧가루 폭탄을 소지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소식통은 “함흥시 회상구역 시장에서 고가 면도기를 훔쳤던 한 남성이 고춧가루 폭탄에 꼼짝없이 잡혔다”면서 “물건주인이 도망가는 강도를 가리켜며 ‘잡으라’고 소리 지르자 주변의 장사꾼들이 일제히 도적의 얼굴을 향해 고춧가루 폭탄을 날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고춧가루 폭탄이 강도를 잡는데 만 쓰이질 않는다”면서 “일부 젊은층 여성들은 고춧가루를 이용해 강도행각을 벌여 일부 남성들은 오히려 젊은 여성층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얼마 전 청진에 살고 있는 30대의 아이엄마가 수남 시장 골목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젊은 남성의 눈에 ‘고춧가루 폭탄을 던졌다”면서 “이 여성은 눈을 뜨지 못해 뱅뱅 도는 그 남자의 자전거를 빼앗아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훗날 범죄 여성을 잡고 보니 그는 자기아이 돌 생일을 차려 주려했지만 돈이 없어 자전거 도난 행각을 벌였다고 자백했다”면서 “이처럼 여성을 잘못 건드렸다가 고춧가루폭탄 세례를 받거나 여성이라고 업신여기다가 봉변당하는 남성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주민들은 ‘요즘 먹고 살기 힘드니까 별의 별 수법이 다 나온다. 눈 감으면 코 베가는 세상’이라는 반응을 보인다”면서 “노인들은 ‘범죄는 당대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며 대책없는 당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