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일 밀월에 불편한 심기 드러내

입력 2015-04-28 18:08

중국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으로 심화되고 있는 미·일 밀월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아베 총리가 일본군의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신매매’라고 지칭한 것을 강력히 비판했다. 훙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군 위안부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저지른 엄중한 반인도적 죄행”이라며 “이에 대한 증거는 산처럼 쌓여있다”고 말했다. 또 “이는 여전히 피해자들에게 너무나 큰 마음의 상처를 주고 있다”며 “우리는 일본이 책임지는 태도로 관련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아시아 이웃국가와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 27일 하버드대 강연에서 일본군의 군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 ‘인신매매’ 피해자란 표현을 쓰며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다”고 말했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중국 견제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 새로운 미·일 방위지침에도 반발했다. 훙 대변인은 “미·일 동맹은 냉전시기에 형성된 것이지만 냉전은 이미 오래 전 끝났다”며 “이 동맹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나갈지 모두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일 동맹이 당연히 중국을 포함한 제3자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되며 지역의 평화·안정을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훙 대변인은 미국이 발표 전 새 방위지침 내용을 중국에 통보해왔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발표 전에 통보를 했고, 중국은 미국에 댜오위다오 문제와 관련해 엄정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대답했다.

앞서 미국에서 활동하는 정치평론가 팡옌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새 가이드라인에 대해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의도일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미일 동맹의 헤게모니(주도권)를 유지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또 아시아-아메리칸 타임스의 주리촹 지국장도 “미국이 역사를 잊고 일본의 헌법 재해석을 지지함으로써 현재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