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네팔 대지진 피해지역 구호·피해조사 본격 나서

입력 2015-04-28 17:00
기독교연합봉사단 활동

네팔 대지진 피해 지역에 도착한 한국교회 긴급구호팀과 네팔 현지 선교사들이 현장 구호와 피해 조사에 본격 나섰다. 선발대들은 이재민들에게 생활필수품을 배급하면서 의료지원 등을 위한 사전 조사에 들어갔고, 기독NGO 등의 구호팀도 추가로 합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교회와 성도들의 성금 모금이 이어지는 등 네팔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이재민·부상자를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들=네팔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은 28일 민간 차원의 ‘네팔 재난 대책본부(본부장 어준경)’를 구성했다. 이어 수도인 카트만두와 주변 마을의 피해를 집계하는 등 구호 준비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한국위기관리재단(이사장 김록권)이 네팔 대지진과 관련, ‘국내 재난 대책본부’를 맡기로 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 김진대 사무총장은 “초기 긴급구호와 인도적 지원, 추후 복구 활동을 위해 국내 기독 단체와 봉사자들을 네트워킹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기관리재단은 이번 지진 참사에 노출된 피해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예방하고 심리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위기 디브리핑(CISD)팀’을 구성해 지원할 예정이다.

현지에 도착한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 긴급구호팀은 27일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쌀가게에서 쌀과 밀가루 등을 대량 구매한 뒤 현지 가게 창고로 옮겼다. 이석진 연합봉사단 사무국장은 “트럭 4대에 쌀 30㎏들이 600포대를 나눠 싣고 진앙지와 가까운 신두팔쪼로 이동해 구호 손길이 미치지 못한 지역의 이재민들에게 나눠주었다”고 전했다.

주요 NGO들은 중·단기 재건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은 비교적 사태 수습이 빠른 카트만두 이외에 피해가 크면서도 지원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인근 피해지역을 집중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긴급구호팀을 이끄는 박재면 기아봉사단원은 “지진 피해로 도시 기반시설이 대부분 무너진 만큼 구호·복구활동뿐 아니라 장기 재건활동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은 네팔 지진을 전 세계 대응 차원의 재난으로 선포했다. 이어 긴급구호 및 피해복구를 위해 미화 1000만 달러(약 108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월드비전은 최대 피해지역인 람중, 고카, 박타푸, 라릿퍼 등을 중심으로 주민 10만여명에게 긴급구호키트와 수면용 매트, 모기장, 담요 등 구호품과 임시보호소를 제공했다. 지진으로 인한 충격 및 트라우마를 아이들이 이겨낼 수 있도록 아동보호센터 3곳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월드비전(회장 양호승)은 현지 필요에 따라 의료진 파견을 계획 중이다. 굿피플과 밀알복지재단은 28일 밤 긴급구호팀을 파견한데 이어 한국교회봉사단·월드디아코니아도 29일 실사단을 보낼 계획이다.

◇현지교회 피해 속속 드러나…파송 교단·교회들도 모금 동참=네팔 현지 교회와 성도들의 피해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한 선교사에 따르면 카트만두 인근의 와스방교회와 분뿡교회 등이 붕괴됐고 성도 1명이 사망했다. 마라나타교회는 외벽이 붕괴됐다. 진앙지인 고르카 인근 마을과 교회도 큰 피해를 당했다. 두므레 지역 비너여교회 지교회 성도 2명이 사망했고, 전도자의 집도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에 선교사를 파송한 국내 교단 등도 피해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재해 긴급구호기금 5만 달러를 지원하는 동시에 교단 차원의 모금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28일부터 긴급구호기금 모금에 돌입했으며 네팔선교후원이사회 등을 통해 교단 소속 현지 선교사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전국 감리교회를 대상으로 모금에 나섰다.

카트만두=강창욱 특파원, 양민경 신상목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