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현 “어벤져스2 오디션 볼 때 감독님이 그러더라고요, 넌…”

입력 2015-04-28 16:19 수정 2015-04-28 16:26

이런 행운아가 있나. 이화여대 국제학과를 나와 기대하지 않고 참가한 2005년 한·중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2년 김수현 드라마 ‘스탠바이’에서 주연을 맡더니, 급기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꿰찼다.

그리고 한국에서 개봉 5일 만에 4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었다. 영화 데뷔작 치고는 엄청난 대박이다.

‘어벤져스 2’에 출연한 한국배우 수현(본명 김수현·30)의 이야기다.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입가에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영화를 좋게 보시고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기분이 좋아요. 정말 열심히 찍었는데 반응이 좋아 뿌듯하기도 하고요.”

수현은 다섯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6년간 살다가 귀국한 후 대학시절 영자신문 기자로 활동했다. 졸업 후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큰 키와 또렷한 이목구비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다 2013년 ‘어벤져스 2’에서 인공지능 과학자 헬렌 조 역으로 캐스팅됐다.

“오디션을 봤는데 조스 웨던 감독이 그러더라고요. 어딘가 여린 것 같으면서도 주눅 들지 않고 쉽게 제압당하지 않는 이미지가 좋았다고요. 저에게서 강한 것과 약한 것을 모두 봤다고 말씀하셨어요.”

어벤져스 2’는 1편에 이어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헐크(마크 러팔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블랙 위도우(스칼렛 조핸슨) 등 어벤져스 군단이 인류를 파괴시키려는 울트론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수현은 “할리우드에서는 요즘 소수 인종 배우들에 대한 편견과 한계가 많이 없어진 것 같다”며 “오디션을 볼 때 나이, 키, 배경 같은 것은 전혀 거론하지 않고 철저히 연기력만 검증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벤져스 군단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영어로 말하지만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대목에서는 한국어로 말한다. 한국어 대사는 수현이 직접 썼다. 그는 “대본에는 ‘직원들에게 한국어로 지시를 한다’라고 돼 있었는데 인상을 남기는 대사를 위해 엄청 고심했다”고 털어놨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사진=김지훈 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