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공식 식기 세트를 공개했다.
27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영부인 미셸 여사가 디자인에 직접 참여해 관심을 모았던 백악관 만찬용 공식 도자기 세트를 선보였다.
흰색을 기본으로 가장자리에 금테와 청록색 선, 흰색 문양이 차례로 새겨진 이 식기 세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태어난 하와이의 바다를 상징한다.
오바마 가족이 즐겨찾는 휴양지 카일루아 만의 바다 색깔에서 영감을 얻어 ‘카일루아 블루’(Kailua Blue)라는 이름이 붙었고, 제작은 일리노이 주 안티옥에 본사를 둔 도자기 식기 전문 제조업체 ‘피커드 차이나’(Pickard China)가 맡았다.
한 세트당 11개의 그릇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320명을 접대할 수 있다.
백악관은 미셸 여사가 지난 2011년 가을부터 디자이너 마이클 스미스, 백악관 스태프 등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2012년 봄 ‘피커드 차이나’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피커드 차이나’는 메릴랜드 주에 있는 미국 대통령 휴양지 ‘캠프 데이비드’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사용되는 식기를 제작했다.
백악관 영부인실은 미셸 여사가 현대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을 원했다고 전했다.
약 36만7000달러(약 4억원)에 달하는 구입비용은 백악관 역사협회 기금에서 지출됐다.
AP통신은 백악관에서 도자기 식기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 때부터라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 부인은 남편의 임기 중에 각각의 취향대로 백악관 공식 식기 세트를 주문 제작하지만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이나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때는 생략되기도 했다.
백악관 큐레이터 베티 몽크먼은 “각 행정부가 백악관 공식 식기 세트를 주문 제작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고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은 미셸 여사의 공식 식기 세트 공개가 이전 행정부의 영부인들에 비해 이른 것이라고 전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백악관을 떠나기 수 주 전 이를 공개하고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부시 여사는 경기 침체기에 49만3000달러(5억3000만원)를 구입비로 사용해 구설에 올랐고 힐러리 전 장관도 25만 달러(약 2억7000만원)를 써 눈총을 받았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오바마 행정부 공식 식기 세트 ‘카일루아 블루’ 공개
입력 2015-04-28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