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대로 수업하고 싶어”…대학 강의실이 미술관으로 변신

입력 2015-04-28 14:56
성신여대 강의실에 설치된 유휴열 작가의 작품

서울 강북구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 간호대학 학생들이 수업하는 C동 212호 강의실에는 요즘 서양화가 구자승 화백의 작품 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C동 208호는 한국화가 류민자 화백의 전시 공간이 된다.

이처럼 대학 강의실이 중견화가들의 개인미술관으로 변신하고 있다. 성신여대는 미술기획사인 마니프조직위원회와 캠퍼스 뮤지엄 프로젝트를 공동 기획해 5월 14일 운정그린캠퍼스에 ‘강의실 미술관’을 개관한다.

프로젝트에는 서양화의 김영재·제정자·최예태·유희영·구자승·유휴열, 한국화의 민경갑·류민자, 조각의 전뢰진·최만린·전준 등 11명이 참여한다. 작가들이 기증한 100여점의 작품은 이 캠퍼스 B·C동의 강의실에서 상설 전시된다.

강의실마다 작가별 5∼10점 작품이 정면을 제외한 나머지 벽면에 ㄴ자, 혹은 ㄷ자로 진열되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체 전시된다. 강의실 입구에는 동판에 ‘△△△미술관’이라는 명판이 붙는다. 실제 수업이 이뤄지는 강의실이 개인미술관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들 작가의 작품은 캠퍼스 내 성신미술관에서도 만날 수 있다. 미술관 전시는 11월 13일까지 계속된다.

심화진 총장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학교가 미술관, 박물관을 운영하는 경우는 많지만 전문 작가의 작품을 강의실에 전시한 예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1년 완공된 운정그린캠퍼스는 항온항습 시설과 CCTV를 갖추고 있다. 작품 보존과 도난 등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미술협회 고문인 구 화백은 “학생들이 캠퍼스 생활을 하며 미술품을 가까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국민미술운동이나 마찬가지”라며 “전국의 다른 대학으로 퍼져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작가별로 디지털 카탈로그 레조네(작품 이력서) 제작과 지적재산권 보호 대행, 작가 관련 특강 등도 지원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