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쓰레기 아파트에 10대 남매 방치… 엄마 수사

입력 2015-04-28 16:01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찬 아파트 안에서 10대 청소년 2명이 방치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6일 오후 4시30분쯤 경기도 수원의 한 5층짜리 아파트에서 인근 주민이 “3층 아파트 베란다에 남자아이가 옷을 벗고 매달려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현관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함께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3층 바닥에 매트리스를 설치한 뒤 옥상에서 로프를 이용해 집 안으로 진입했다.

집 안은 쓰레기 더미로 가득 차 악취가 진동했다.

소방대원이 구조하려고 보니, 여자아이가 베란다에 있던 남자아이의 발목을 줄로 묶어 붙잡고 있는 상태였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은 “두 명 모두 옷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이 뒤늦게 현장에 달려온 어머니 A씨(56)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남자아이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오빠(17)였고, 여자아이는 동생(15)이었다.

한 주민은 “자폐증을 앓는 남자아이가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일으키는 일이 자주 있었다”며 “(우리)아파트 주민들은 오래 지내서 웬만하면 이해하고 넘어가는데, 다른 아파트 주민이 아이가 베란다에서 알몸으로 소리를 지르는 것을 보고 신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쓰레기 더미에 10대 자녀를 방치한 것을 학대 행위로 보고 A씨를 형사입건할 예정이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