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별난 우익 정치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오사카시를 없애고 다섯 개의 특별구를 마련해 ‘오사카도(都)’를 만들기 위한 주민투표를 27일 고시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다음달 17일 투·개표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투표 부결 시 하시모토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결과는 하시모토의 정치 생명과도 직결될 전망이다.
하시모토의 행정구역 재편안은 현행 오사카부를 ‘도’급으로 승격시키고 중간에 있는 시를 없애는 대신 5개의 특별구로 나누자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의 행정구역은 도도부현(都道府縣)의 광역자치단체와 구, 시정촌의 기초자치단체로 이뤄져 있는데 현재 도(都)는 도쿄도 한 곳뿐이며, 오사카와 교토는 부(府)에 속해 있다. 도쿄도와 구 사이에는 시가 없지만 오사카부와 구 사이에는 독립행정권 및 예산권을 가진 시 단위 자치단체가 존재한다. 하시모토는 시가 해체되면 시가 해온 광역 행정은 오사카도로 단일화되고 새로 생길 5개 특별구가 복지 등 대 주민 서비스에 주력하게 돼 오히려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벌써부터 행정구역 재편안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그러나 상황은 하시모토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자민당, 민주당 등은 특별구의 권한이 약하고 재원도 부족해 주민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20세 이상 오사카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번 투표는 유권자 수만 211만명으로 주민투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런 가운데 26일 전국 지방선거의 일환으로 치러진 도쿄 구청장 선거에서는 집권 자민당이 쓴 맛을 봤다. NHK 등에 따르면 세타가야구와 시부야구 구청장 선거에서 자민당 추천 후보들은 모두 패배했다. 세타가야구에서는 민주당이 지원한 현직 호사카 노부토 구청장이 자리를 지켜냈고, 시부야구 구청장 선거에서도 무소속 하세베 겐 후보가 당선됐다.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치르는 선거마다 압승해온 자민당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日 오사카 행정구역 재편안 주민투표 고시…하시모토 정치생명 건 승부수
입력 2015-04-27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