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계속 가자, 쭉~” 리디아 고에게 스윙잉 스커츠 골프대회란?

입력 2015-04-27 16:23
스윙잉 스커츠 골프대회는 한국 및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 인연이 매우 깊다. 대회를 후원하는 단체는 대만 경제인들이 만든 골프 사교클럽이다. 대만의 상위 1% 부호 60여명이 가입했다. 회원들이 골프 발상지 스코틀랜드의 고유 의상인 스커츠를 입고 골프를 친데서 대회명칭이 유래했다. 회원들은 2012년과 2013년 스윙잉 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마스터스란 대회명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소속 선수 40여명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상위권 선수 등을 초청해 대만에서 대회를 개최했다. KLPGA는 이 대회를 시즌 개막전으로 치렀다. 첫 해는 최나연(28·SK텔레콤)이, 2013년 당시 아마추어 신분이던 리디아 고가 챔피언에 올랐다.

대회는 지난해 LPGA 투어로 전격 편입됐다.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진 1회는 리디아 고에게 잊을 수 없는 대회가 됐다. 프로데뷔 첫 승을 따낸 대회였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의 오른쪽 팔목에 새겨진 문신 그리스 문자 ‘IV-XXVII-XIV’(4-27-14)는 그가 이 대회 우승한 날(2014년 4월 27일)을 기념하고 있다. 리디아 고가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오르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리디아 고와 스윙잉 스커츠의 인연은 올해도 계속됐다. 27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파72·650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리디아 고는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의 성적을 냈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모건 프레슬(미국)와 18번 홀(파5) 연장 승부를 벌여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우승 상금 30만 달러(3억2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2월 호주오픈에 이어 시즌 2승째를 거둔 그는 LPGA 투어 통산 7승을 거뒀다. 시즌 상금 90만8810 달러로 이 부문 선두가 됐다. 대만 대회까지 포함하면 스윙잉 스커츠 대회 3연패도 달성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를 겨냥해 지난주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을 건너뛰며 컨디션을 조절해왔다고 한다.

이제 리디아 고의 다음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맞춰졌다. 그는 세계 1위이지만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는 ‘절반의 여제’에 불과하다. 이달 초 열린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는 공동 51위로 대회를 마감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으로 오는 7월 개최되는 US여자오픈은 이번 대회 코스처럼 전장이 매우 길다. 리디아 고는 딱딱하고 긴 그린을 갖춘 이 코스에서 우승을 거머쥐면서 적응을 끝낸 모습이다. 리디아 고는 “메이저대회는 우승하면 좋겠지만 내게는 메이저대회에서 좀 더 치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2위였던 무명의 곽민서(25·JDX멀티스포츠)는 2타를 잃고 6언더파 282타,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장하나(23·비씨카드)와 양희영(26)은 4언더파 284타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공동 6위에 올랐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