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지난 25일(현지시간) 대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26일과 27일 잇따라 여진이 계속되면서 외국인들이 네팔을 탈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수도 카트만두의 트리부반 공항은 밀려드는 외국인들로 지나다니기조차 힘들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네팔은 관광업이 주된 산업이어서 늘 수십만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와 있다. 지진 당시에도 30만명 정도가 머물렀다. AP통신에 따르면 에베레스트산을 등산하려던 수천명의 외국인 산악인들이 산행을 포기한 뒤 속속 출국길에 오르고 있다. 유적지 관광을 온 수만명의 관광객들도 귀국을 서두르고 있다.
이 때문에 트리부반 공항 대합실에는 출국하려는 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표를 못 구해 대부분 공항에서 마냥 대기하고 있다. 카트만두 시내 대부분이 폐허가 됐고, 무너지지 않은 호텔은 이미 방이 꽉 차 있어 마땅히 숙소도 없어 공항에서 잠을 청하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다. 곳곳에 박스를 깔고 잠을 청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손님은 많고 비행편은 턱없이 부족하자 일부 중국 항공사가 귀국편 항공권 가격을 최고 5배 인상해 눈총을 사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항공권이 매진됐고 남아 있는 중국남방항공의 가격은 8000위안(139만원)이다. 이는 보통 때 가격 2500위안(43만원)의 3배가 넘는다.
그나마 중국은 자국민 귀국을 위해 비행편을 속속 마련하는 등 귀국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인도도 구호물품을 실은 비행기에 자국민을 태워 귀국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항공편이 부족해 현지에서 여전히 발을 구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외국인들 네팔 탈출 행렬 장사진
입력 2015-04-27 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