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중원은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의 ‘지역 일꾼론’과 새정치민주연합 정환석 후보의 ‘정권 심판론’이 맞서고 있다. 당초 야성(野性)이 센 곳으로 분류됐지만 옛 통합진보당 해산과 야권 분열로 현재 신 후보가 어느 정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막판 변수로 떠오른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특별 사면 논쟁으로 번지면서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성남동 성호시장에서 야채를 파는 권모(68)씨는 27일 “몇 년 째 장사가 안 되고 있는데 잘 먹고 살게 해 줄 후보를 뽑아야지 다른 건 모르겠다”며 “신 후보는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하며 의료봉사도 하고 열심히 돌아다니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했다. 중앙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1)씨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원 유세하는 걸 봤는데 신 후보가 당선되면 엎고 다니겠다고 하더라”며 “그래도 여당 후보가 당선되면 좀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성남 중원이 주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뎌 지역 개발에 대한 지원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보였다.
그러나 중앙동 사거리에서 만난 주부 이정미(44)씨는 “엄마들 모임에 가 보면 무상급식 소신을 밝힌 이재명 시장 인기가 좋다”며 “다들 빠듯한 월급을 쪼개 겨우 생활하는데 (새누리당이) 아이들 밥값 걱정까지 하게 하니 뽑아줄 마음에 안 든다”고 했다. 상대원동에서 주차관리를 하는 박모(71)씨도 “자녀들이 올 초 연말정산 사태나 이번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많이 이야기 한다”며 “나이 들었다고 무조건 1번을 찍어주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새정치연합 유권자들 사이에선 야권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장인 김모(40)씨는 “야권 후보 둘(정환석 후보, 무소속 김미희 후보)이 유세하는 걸 보면 표를 완전히 나눠먹게 생겼다. 이렇게 되면 신 후보가 (당선)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통진당 해산으로 야권 연대에 실망했다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19대 총선 때 불었던 야권연대 바람이 이번에는 새정치연합에 역풍(逆風)이 된 셈이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며 이탈표가 모두 신 후보에게 옮겨갈 것으로 관망하지는 않았다.
후보자들은 하루 종일 골목 구석구석을 걷고, 유세차로 거리를 누비며 유권자들과 대면 접촉을 늘리기 위해 고심했다. 신 후보 측은 “여론조사에서 한 차례도 우위를 뺏긴 적이 없다”며 지지층 결집을 통한 ‘승기 다지기’ 전략을 세웠다. 새정치연합은 박빙 열세지만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보고 연말정산 세금폭탄 등 정권 무능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단대오거리에서 만난 대학생 성모(26)씨는 “다들 ‘그 나물에 그 밥’ 같다”며 “투표하러 갈 생각이 없다”고 했다. 회사원 김대원(38)씨는 “본래 야당을 지지해 왔지만 뽑아줘도 무능한 건 똑같지 않았느냐”며 “이번에는 누굴 찍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4·29재보선 르포] 경기성남 중원 신상진 후보 우위, 정환석 따라잡기
입력 2015-04-27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