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아픈 박대통령, 건강상태는

입력 2015-04-27 15:56

9박12일 간의 중남미 4개국 순방 강행군에 나섰던 박근혜 대통령이 건강 문제로 ‘절대 안정’ 권고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각별한 관리로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취임 이후 최장기간 해외순방 길에다 혼란스런 정국 현안에 대한 고민 등이 겹쳐 결국 몸에 이상이 온 것으로 보인다. 순방 출국 전부터 정국을 뒤흔들었던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총리 사퇴로까지 이어지면서 박 대통령 역시 심신이 극도로 지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 귀국 직후 모처에서 검진=박 대통령은 27일 오전 귀국 뒤 바로 서울 모처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는 만성피로에 따른 ‘위경련’과 ‘인두염(인후염)’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따른 복통과 고열 등으로 전용기 내에서도 수차례 주치의 진료를 받았다. 매일 강행군 속에서 주사와 링거를 맞았으나 귀국할 때까지 호전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귀국 전용기 내에서 관례적으로 해오던 기내 인사와 간담회도 취소한 뒤 링거를 맞으며 안정을 취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는 기내에서도 40도에 이르는 고열이 있었고, 두드러기 증상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의 첫 방문국인 콜롬비아에서부터 목이 붓는 증상을 보였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는 해발 2600m가 넘는 고산지대여서 고산병을 앓기 쉽다. 박 대통령은 콜롬비아 동포간담회에서 기침을 몇 번 하다 “고산병이 목으로 온 모양”이라고 하기도 했다.

◇피로누적, 감기몸살 합병증?=박 대통령의 위경련, 인두염 증상은 모두 피로누적과 감기몸살에 의한 합병증일 가능성이 높다. 위장이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위경련은 통증이 반복해 나타나고, 목감기의 하나인 인두염은 편도선이 붓고 열이 나는 게 일반적 증상이다. 박 대통령도 순방기간 전형적인 인두염과 위경련 증세를 보였다. 두드러기 증상은 면역력 저하에 따른 일시적 증상일 수도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순방 과정에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로가 누적되면서 위경련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 대통령 건강 이례적 공개=청와대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브리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역대 정부에서 청와대는 현직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공식 브리핑은 자제해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3월말 네덜란드·독일 방문 순방 당시 심한 감기로 마지막 일정 일부를 취소하고, 귀국 이후에도 3일 간 공식일정을 잡지 않았다. 청와대는 당시 별도 브리핑을 하지 않다가 귀국 3일째에야 대통령이 감기 회복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 당시에도 주요 일정이 끝나고 박 대통령이 링거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청와대의 대통령 건강상태 공개가 성완종 파문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귀국 직후 예상됐던 박 대통령의 이완구 총리 사표 수리, 정국 수습책 발표 등이 아무 설명 없이 미뤄질 경우 추가로 여론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청와대가 먼저 설명에 나섰다는 것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