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초읽기 이총리, 건강이상에 병원 다녀와

입력 2015-04-27 20:54

‘초읽기’에 돌입했던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표 수리가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이상으로 하루 이틀 늦어질 전망이다. ‘실세 총리’에서 하루아침에 검찰 소환을 앞둔 ‘일개 국회의원’으로 전락한 이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후 쌓인 정신적 피로 누적으로 병원을 찾았다. 이미 이임사까지 써놓고 2개월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을 채비를 하고 있다.

이 총리는 최근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퇴임 후 정밀 건강진단을 받을 예정이라고 총리실 관계자가 27일 전했다. 사의를 표명하던 당일인 지난 20일 평소보다 이른 시간인 오후 5시쯤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나와 병원으로 갔다가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그날 자정쯤 박 대통령에게 청와대 보고라인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고, 이후 일주일째 공식성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총리는 이 동안에도 언론의 눈을 피해 병원에 몇 차례 들러 링거주사를 맞고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는 데로 공관에서 짐을 싸서 나온 뒤 병원을 다시 찾아야 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밀 진단을 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가지 피로 누적이 원인인데, 병력이 있기 때문에 정밀하게 검사할지 (이 총리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총리직에서 벗어나자마자 병원에 입원할 경우 검찰 수사를 피하려는 ‘꼼수’라는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걱정이다. ‘말 바꾸기 명수’라고 거듭 이 총리를 공격해온 야당의 공세가 더 거세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총리는 2012~2013년 충남지사직을 사임한 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판정을 받아 유서까지 써놓고 투병한 적이 있다.

그는 이미 박 대통령의 결정에 대비해 이임사도 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임사에서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제기한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물의를 일으켜 유감스럽다”는 내용 정도의 대국민 사과가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자신은 일절 돈을 받은 적이 없으며 당당하게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는 것과 억울한 심정도 표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