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벵거(66·프랑스) 아스날 감독이 앙숙 관계에 있는 조제 무리뉴(52·포르투갈) 첼시 감독의 승리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아스날은 27일 영국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홈경기에서 첼시와 득점 없이 비겼다. 첼시는 중간 전적 23승8무2패(승점 77)로 2위 맨체스터시티(맨시티·승점 67·골 +34)와의 승점을 10점차로 벌렸다. 리그 폐막까지 5경기 남은 현재 우승이 유력하다. 첼시는 개막일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았다.
아스날은 20승7무6패(승점 67·골 +31)로 3위다. 맨시티와 승점이 같지만 골 득실차에서 밀렸다. 다만 한 경기 덜 치른 만큼 준우승 가능성이 맨시티보다 높다. 승점 1점만 추가해도 2위로 도약할 수 있다.
아스날은 첼시의 남은 일정에서 패배를 안길 전력을 갖춘 유일한 팀이었다. 첼시가 남은 5경기에서 만날 상대는 레스터시티, 크리스탈 팰리스, 리버풀,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 선덜랜드 등 상대적 약체다. 리버풀이 유일한 난적이지만 전력으로는 첼시에 못 미친다. 첼시는 아스날과의 원정경기에서 승점 1점씩 나눠 갖고 우승 가능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벵거 감독은 첼시를 챔피언이라고 인정했다. 벵거 감독은 “첼시가 리그 챔피언이 아닌 상태로 시즌을 마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아직은 아니지만 그 자리에 오를 것”이라며 “첼시는 시즌을 강력하게 출발했다. 초반부터 격차를 벌리고 달렸다. 매우 잘했다”고 칭찬했다.
벵거 감독은 무리뉴 감독과 오랜 앙숙이다. 서로에게 ‘실패 전문가’라고 조롱하면서 반목을 거듭했다. 지난해 10월 5일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리그 7라운드(첼시 2대 0 승)에서는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다. 첼시의 승리를 인정한 벵거 감독의 발언에 관심이 모아진 이유다.
벵거 감독이 화해의 손짓을 했지만 무리뉴 감독은 싸늘하게 외면했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를 ‘지루한 축구’라고 조롱한 아스날의 안방 관중들에게 “10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게 지루한 축구다. 누군가를 응원하면서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10년이 흘렀다면 그게 지루한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아스날의 마지막 우승은 2004년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벵거 감독 “첼시 우승 저지는 이제 불가능”… 앙숙 무리뉴의 승리 인정
입력 2015-04-27 0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