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힐러리 풍자 “수백만달러 버는 친구, 밴에서 살아”

입력 2015-04-27 00:13
방송화면 캡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이 베푼 연례만찬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꼬는 등 여야 대선 주자 등을 겨냥한 풍자를 쏟아냈다.

워싱턴 힐른호텔에서는 언론인과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인 등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로 101주년을 맞은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가 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선 최근 2016년 대권도전을 선언한 뒤 밴 차량으로 유세를 벌이고 있는 힐러리 전 장관을 겨냥해 “나는 한해에 수백만 달러를 버는 한 친구가 있었다”며 “지금 그녀는 아이오와 주의 한 밴 차량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이 최근 유세에서 오하이오주 소도시의 멕시코 요리 전문 패스트 푸드점인 치폴레에서 점심을 때우려 들어갔지만 아무도 그의 신분을 눈치 채지 못한 점을 거론하면서 “그것에 지지 않을 사람이 있다. 마틴 오말리는 유세 행사에서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말해 폭소가 터져나왔다.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민주당 잠룡 중 한 명이다.

또 공화당 출신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겨냥해서는 “갈릴레오는 지구가 태양 주변을 돈다고 믿었다. 그러나 크루즈는 지구가 자기 주위를 돈다고 믿는다”고 비꼬았다.

청중석에 앉아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가리키며 “도널드 트럼프가 여기 있다. 아직…”이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 역시 대선 주자로 단골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자조적 농담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미국 정부가 이란과 핵협상을 벌이고 있는 도중 공화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초청해 상·하원 합동연설을 갖게 한 것을 상기시키며 “내가 늙기는 한 것 같다. 존 베이너 의장이 벌써 네타냐후 총리에게 내 장례식에 참석해 연설하도록 요청했다”고 농담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