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기 임기가 끝나는 2018년 권좌에서 물러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또다시 했다.
러시아 헌법에서 대통령직은 연임까지는 허용돼 있는데, 푸틴은 과거에 연임을 한 뒤 한 차례 쉬었다가 2012년 대선에서 다시 당선됐다. 따라서 한번 더 대통령 임기를 지낼 수 있는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현지 국영 TV방송 제1채널이 그의 집권 15주년을 맞아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서 “대통령 퇴직 후의 삶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보통의 생활을 포기해야 하며 극장이나 상점에도 편하게 갈 수 없다”면서 “사람이 궁정 인테리어 속에서가 아니라 보통 주택으로 돌아가 살 수 있게 될 때야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상실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2018년 3기 임기가 끝나면 4기에 도전하지 않고 대통령직에서 ‘아름다운 퇴장’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는 최근에도 자신이 꼭 다음 대통령이 아닐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현재 70~80%대의 지지율을 누리고 있는 푸틴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경우 당선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그가 3기 임기를 끝으로 후계자를 지명하고 권좌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푸틴은 1999년 8월 총리에 올라 그해 12월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이 조기 사임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았고 2000년 3월 대선을 통해 정식 집권했다.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하고 2008년 한동안 총리로 물러났던 그는 2012년 대선에서 다시 당선돼 현재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 3기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푸틴, 차기대선 불출마 또 시사했지만…
입력 2015-04-27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