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만에 다시 열린 세월호 집회…차벽·폭력 충돌 없었다

입력 2015-04-26 21:34
차벽과 폭력이 사라진 자리에 추모의 국화꽃이 놓였다. 서울 도심 같은 장소에서 1주일 만에 다시 열린 세월호 추모집회는 우려했던 충돌 없이 많은 시민이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며 마무리됐다.

4·16연대 주최로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범국민 추모문화제’는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세월호 유가족 100여명을 포함해 주최 측 추산 5000여명(경찰 추산 2000여명)이 모였다. 희생자들을 위한 국화꽃을 헌화하고 촛불을 밝혔다.

문화제 중간 중간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폐기” 등의 구호가 터져 나왔지만 폭력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 차량 71대가 파손될 정도로 격한 충돌이 벌어졌던 지난 18일 집회와 다른 모습이었다.

참가자 일부는 오후 3시부터 홍익대 앞, 용산역, 성신여대 입구, 청량리역 등에서 사전 집회를 갖고 광화문광장까지 추모행진을 벌였다. 희생자 추모의 뜻을 담은 노란 우산과 풍선, 국화 등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침묵시위를 위한 마스크와 함께 ‘잊지 않고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점퍼를 맞춰 입고 나온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행진 규모는 점점 커졌다. 청량리 행진팀의 경우 배포하려 준비했던 국화 300송이가 일찌감치 떨어졌고 손수건 500장도 동이 났다. 지나던 시민들의 참여도 많았다. 경찰 병력도 늘어 광화문광장에 도달했을 땐 64개 부대 약 5000명이 투입됐다.

공적연금 강화를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들도 서울시청광장에서 ‘공적연금 강화 국민대회’를 연 뒤 추모문화제에 참석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5월 1일 민주노총 노동자 10만명이 다시 집결한다”며 “대통령령을 폐기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코리아 연대’ 등 일부 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경찰서 앞에서 농성을 벌이다 진입을 시도해 연행되기도 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