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국 55개 도시 이어지는 베토벤 선율…오는 12일 ‘베토벤 여행’ 고양 아람누리에서

입력 2015-04-26 20:40 수정 2015-04-26 20:44
22개국 55개 도시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공연하고 녹음하는 ‘베토벤 여행’ 프로젝트. 클래식 애호가라면 구미가 당길만한 거대한 작업이 우리나라에서 이어진다. 다음달 12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하이든 홀에서 열리는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 베토벤 여행’을 관람한다면 당신도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가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하는 이 무대 위에선 흔치 않은 광경이 관객들을 마주하게 된다. 베토벤 협주곡 제1번과 5번 ‘황제’를 선보이는데 안스네스가 직접 지휘하면서 피아노도 연주한다. ‘황제’의 경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중 하나여서 기대감을 더한다.

노르웨이 출신의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인 안스네스는 투명한 음색으로 정평이 나있다. ‘믿고 듣는’ 음악가인 그는 카네기홀 ‘퍼스펙티브 시리즈’ 역대 최연소 아티스트로 무대에 섰고, 안토니오 파파노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EMI 레이블에서 음반을 녹음한 바 있다. BBC 심포니와 마크 앙드레 달바뷔의 협주곡 세계 초연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안스네스와 함께 하는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1997년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창단한 단체로 이번이 9년 만의 내한이다. 20여 개국 출신 45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이 오케스트라는 2003년부터 매년 여름 루체른 페스티벌의 상주 그룹으로 초청돼 활약하고 있다. 2011~2013년에는 유럽연합(EU)의 공식 문화사절로 임명됐고 2006년 마르타 아르헤리치,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함께 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으로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들의 여정은 베토벤 본 페스티벌, 뉴욕 카네기 홀, 파리 샹제리제 극장, 비엔나와 함부르크, 프라하 등을 거쳤다. 또 필 그랍스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협주곡-베토벤 여행(Concerto-A Beethoven Journey)’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안스네스는 “베토벤의 음악이 얼마나 위대한지 매일 새롭게 느끼고 있다”며 “마치 작곡가가 작품을 통해 내 손을 잡아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만큼 삶에 깊은 위안을 얻고 있다”고 이번 작업을 표현했다.

‘베토벤 여행’ 프로젝트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봄 두 곡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2012년 1번과 3번, 2013년 2번과 4번, 2014년 5번과 코랄 판타지)으로 구성된 투어를 진행하고, 프라하의 루돌피눔에서 음반을 녹음해 가을에 발매하는 형식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9월까지 총 3장의 음반이 세상에 나왔고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본, 비엔나, 루체른, 런던, 파리, 뉴욕, 서울을 포함한 아시아 일대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공연의 막을 올리고 있다.

안스네스는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며 연주하는 것은 새로운 공간에서 각기 다른 피아노로 적응해 최적의 상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힘든 도전의 연속”이라면서도 “깊은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특별한 연주자들과 함께 도전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