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대회에서 마지막 날 단독 선두의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억대 상금이 걸려있는데다 중계방송 카메라가 일거수일투족을 근접 촬영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갤러리들도 관심도 온통 챔피언조에 쏠리고 있다.
실제 마지막 날 단독 선두로 출발한 선수가 우승을 못하는 사례가 더욱 많다. 올 시즌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를 봐도 21개 대회에서 최종 라운드 선두로 출발한 선수가 역전패한 것은 무려 15차례나 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도 9개 대회 중 5개 대회 챔피언이 마지막 날 바뀌었다.
26일 경기도 포천의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7158야드)에서 열린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개막전 제11회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마지막 4라운드에서 허인회(28·상무)가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박효원(28·박승철헤어스튜디오)을 연장전끝에 물리쳤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2차 연장전에서 허인회는 파를 잡아 보기에 그친 박효원을 따돌렸다. 허인회는 선두에 7타 뒤진채 최종 라운드에 돌입, 버디 7개에 보기는 3개로 막아 4언더파 68타를 쳤다.통산 3승째를 올린 허인회는 현역 군인 신분으로 KPGA 투어에서 처음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군인 신분이어서 우승 상금 8000만원을 챙기지 못하나 3년간 정규투어 시드권을 획득했다.
전국에 230개의 가맹점을 둔 헤어디자이너 박승철씨의 아들인 박효원은 2007년 데뷔 후 생애 첫 우승을 노렸지만 우승 부담감을 끝내 떨쳐내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최종 라운드는 선두가 여러 번 바뀌면서 예측할 수 없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2위 박준섭(23·JDX멀티스포츠)에 4타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1~3라운드 선두 박효원은 전반에만 4타를 까먹고는 3타를 줄인 이상희(23·CJ오쇼핑)에게 2타차 선두를 내줬다. 10번홀 버디로 3타차 단독 선두로 나선 이상희는 13번홀(파4)에서 드라이버샷이 OB로 처리되며 트리플보기를 기록, 순식간에 허인회에게 1타차 선두를 내주고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허인회의 단독 선두도 잠시, 15번홀(파3) 짧은 파 퍼팅을 놓친 사이 뒤따르던 챔피언조의 박효원, 이상희가 14번홀(파5)에서 나란히 버디를 기록, 공동 선두로 올랐다. 산악 지형에 조성된 몽베르 골프장 특유의 불규칙한 바람과 까다로운 그린이 선수들을 힘들게 했지만 선수들의 부담감이 우승 경쟁을 더욱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몰고 갔다.
3위로 내려앉은 뒤 부담감을 떨쳐낸 박효원이 15번홀 파를 지켜낸 사이 이상희가 보기를 기록하며 박효원이 다시 1타차 단독 선두가 됐다. 하지만 지난해 한·일 투어 장타왕 출신인 허인회도 18번홀(파4)에서 1.5m 버디퍼트 성공으로 공동 선두에 올라 박효원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KPGA]우승부담감 박효원, 연장전끝에 허인회에 역전패
입력 2015-04-26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