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리관저 드론은 ‘원전 재가동 반대’ 40대 남성 소행…구멍난 경호 도마

입력 2015-04-26 16:05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관저 옥상에서 발견된 미량의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소형 무인기(드론)는 원전 재가동 정책에 반대하는 40대 남성이 의도적으로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경찰은 자신의 소행이라며 전날 후쿠이현 오바마 경찰서에 자진 출두한 야마모토 야스오(40)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25일 보도했다.

야마모토는 “원전 반대 주장을 호소하기 위해 총리 관저로 드론을 날렸다”면서 드론에 설치한 용기에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현에서 채취한 모래 100g을 넣었다고 말했다. 드론에는 방사능을 경고하는 마크와 물이 담겨있는 갈색통이 부착돼 있었으며 미량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지난 9일 오전 3시30분 총리 관저에서 약 200m 떨어진 아카사카의 한 주차장에서 총리 관저 쪽으로 드론을 날렸으며 중간에 조종 불능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의 블로그에는 ‘원전 재가동 반대’라는 문구를 담은 성명문 형태의 이미지도 게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 22일 발견되기까지 드론은 13일간 총리 관저 옥상에 놓여 있었던 셈이다. 행정수반의 거처인 총리 관저에 드론이 날아오는 것을 감지 못한 것은 물론 2주 가까이 방치한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저 경비에 허점을 노출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야마모토는 블로그에 지난달 14일 후쿠시마현의 ‘주민 귀환 곤란 지역’에 들어가 드론에 넣을 오염 토양을 채취한 사실과 지난해 12월 24일에도 총리 관저 앞에서 드론을 날리려고 계획했으나 실행 직전 단념했다는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